[기자수첩] 이보환·단양주재

요즘 밖으로 나가면 형형색색의 꽃들이 지천이다.

기온도 그다지 덥거나 춥지 않아 활동하기 좋은 계절이다.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산으로, 들로 난 길을 따라 걸어다니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몇년 전 제주 올레길의 바람을 타고 전국적으로 걷기 좋은 길이 생겨났다.

아니, 길은 원래 그곳에 그렇게 있었다. 나무다리를 놓고 길은 조금 넓혔지만 사람들이 이제 발견하고 그곳의 가치나 아름다움에 열광한다는 말이 맞겠다.

언론인 서명숙씨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돌아보고 제주 올레길을 구상했다고 하는데, 이제는 제주도를 대표하는 문화관광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소백·월악산이 있는 충북 북부에도 트레킹하기 좋은 길이 많다.

제천시가 최근 개통한 청풍호 자드락길 58㎞.

야트막한 산자락을 따라 이동하면 내륙의 바다로 불리는 청풍호의 비경을 볼 수 있다.

능강교에서 얼음골까지 이어지는 얼음골 생태길을 걷노라면 이렇게 맑은 물이 있을 수 있을까 정도의 생각이 드는 능강9곡이 펼쳐진다.

충주시와 문경시를 잇는 월악산 하늘재도 장관이다.

신라 제8대 아달라왕이 북진을 위해 개척한 길로 알려진 이곳은 충주 미륵리와 문경 관음리는 연결한다.

불가에서 미륵은 '내세'를, 관음은 '현세'를 의미한다.

소백산 최고봉인 비로봉과 국망봉 아래 해발 500∼600미터를 걷는 자락길도 인기다.

단양과 영주·봉화·영월 등 강원·충북·경북에 걸쳐있는 이 길은 모두 12자락이다.

올해로 30주년을 맞는 소백산 철쭉제 행사로 오는 27일 오전 10시 자락길 5구간에서 걷기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예전 우리의 조상들이 땔감을 구하거나 장을 보러가기위해 이용했던 길이다.

'황금구만량길'로 이름붙은 이곳은 구만동·보발재를 이어주는 코스로 국내 농산촌체험마을의 원조격인 한드미마을을 지난다.

운동화와 장갑, 모자 등 간단한 차림이면 누구나 자락길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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