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 기자단-시골풍경]

4월말에서 5월초가 되면 음성에서는 농가마다 고추심기 행사가 이뤄집니다. 일찍 심는 것이 좋긴 하지만 때에 따라서 4월말에도 서리가 내리는 경우가 많아 조심스럽게 날씨예보에 귀를 기울이며 심을 날짜를 정합니다.

올해는 윤삼월이라 봄이 늦게 올거라는 예상과 4월말에 내린 서리 때문에 5월에 고추를 심는 농가가 많은 듯합니다.

예전에는 고추심는 행사가 일년 농사중 가장 중요한 행사로 아이부터 어른까지 온 가족이 식구수대로 다같이 모여 심는 게 다반사였습니다. 물을 길어오고 조루로 물을 줘가며 고추를 심었던 기억이 납니다.

특히 어린이날을 고추 심는 날로 정하는 농가가 많았습니다. 없는 일손에 자식들의 고사리같은 손도 빌려 쓰려고 했던 것이죠. 그 시절 우리에게 어린이날은 도시 어린이를 위한 날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물도 기계로 주고 포트묘로 기르기 때문에 예전보다는 힘이 들지 않습니다. 손놀림이 빠르신 분들은 두내외분께서 하루에 600평 정도는 거뜬히 심는다고 합니다.

누님네 고추 심는 장면을 담아 봤습니다. 저도 일손을 돕고 있는 관계로 자세하게 사진에 담지는 못했습니다.

어린 고추묘가 자라고 있습니다. 정성들여 키운 고추묘를 차에 싣고 밭으로 옮깁니다. 밭에 도착한 고추묘는 심을 위치에 맞춰 열발자국에 하나씩 늘어 놓습니다. 그 다음 구멍을 뚫고 물을 주면서 고추묘를 물이 빠져 나가기 전에 넣어줍니다. 고추를 똑바로 세우고 흙을 떠서 북을 만듭니다. 이때 흙이 고추를 지지해주는 역할도 하고 비닐 속에서 풀이 올라오는 것도 막아주며 비닐 안의 습도와 온도를 유지해 고추가 잘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흙을 올리는 것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흙에 빗물이 튀면서 고추에 병을 발생시키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최소한의 흙을 적절하게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동네 아주머니께서 도와주신다고 오셨는데 다리가 많이 아프셔서 앉지도 못하시고 구부려서 흙을 올리고 계십니다. 도와주시러 오신 따뜻한 마음이 고마워 어쩌지도 못하고 바라만 보고 있었습니다.

음성청결고추가 예쁘게 심겨졌습니다. 작년에는 탄저병으로 인해 많은 농가에서 고추농사를 망치게 되어 시름이 깊었습니다. 올해는 무병하고 고추가 주렁주렁 달리는 행복이 넘쳤으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먹어본 결과 가장 맛이 좋은 고추인 진미를 주로 심었습니다. 진미는 풋고추로도 맛이 좋고 고춧가루로 만들면 색이 예쁘고 김치를 담그면 환상적인 맛이 됩니다. 그런데 병에 약하다고 해서 농가에서는 많이 재배하지 않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님은 몇 년째 진미를 재배하고 있습니다. 많이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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