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개인전 여는 충북대 심리학과 이승복 교수

미술과 심리학이 만났다.

심리학자로서 외길을 걸어온 충북대 심리학과 이승복(57·여) 교수가 지난 5년간 그렸던 그림을 모아 첫 개인전을 연다. 18~25일 청주 무심갤러리에서 열리는 첫 개인전 '마음결, 빛결'에서 이 교수는 꽃, 사람을 소재로 그린 그림 50여점을 꺼내놓는다.

"내겐 심리학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심리학자로서 외길로만 걸어왔는데 내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새롭게 발견한 거죠. 미술이요!미술을 해서 대단한 사람이 되겠다는 건 아니지만 그림을 그리는 게 즐거워요."

이번 전시에서는 흑인 아이, 백인 여성, 고뇌하는 모습 등 다양한 피부색과 다양한 표정의 사람들과 더불어, 빛에 따라 달라지는 다양한 꽃을 하나의 프레임에 담아 선보인다.

"심리학을 하다 보니 사람한테 끌리는 것 같아요. 얼굴표정에서 마음이 드러나는 과정은 어떤 것인지, 꽃의 아름다움은 어디서 생겨나는지 그런 물음을 작업주제로 삼았습니다. 연구는 많이 해왔지만 그림 전시는 처음 하는 일이니까 많이 긴장되죠. 이번 첫 전시는, 취미로 해왔던 그림을 앞으로도 계속 할 거라는 공표의 의미를 가집니다."

1984년 충북대에 임용된 뒤 30여년 가까이 심리학을 가르쳐온 그녀, 왜 붓을 잡게 되었을까. 2006년 대학원생인 미술치료사를 만나면서부터다.

그림을 배우고 싶어하는 교수와 심리학을 배우려는 미술가의 만남. 8살 아래의 조미애 미술치료사와 매주 토요일 3~4시간씩 만나 그림공부와 심리학공부를 함께 해왔다.

"그림 그리면서 심리학 얘기도 하고 심리학 가르치면서 그림 얘기도 하고. 서로 스승이 되었다가 제자가 되었다가 때에 따라 스승과 제자가 바뀌었죠. 이후 2008년 갑자기 남편과 사별하면서 그림에 더 의지하게 됐어요. 그림에 몰입하면서 그 아팠던 마음이 치유가 되더라구요. 주위에서 제게 '미술치료가 됐다'는 얘기를 많이 해주셨죠."

수원대 식품영양학과 교수인 언니가 지난해 첫 개인전을 하는 것을 눈여겨보았다가 그녀도 이번에 용기를 내게 됐단다.

"그림에 몰입하다 보면 엉클어진 마음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상실의 마음이 정리되는 것 같아요. 결국 그림도 자기 마음을 그리는 것 같아요. 그림을 보면 이런 마음상태에서 그림을 그리는구나 자기분석을 하게 되더라구요."

이 교수는 현재 충북대 심리학과, 정신의학과, 물리학과, 컴퓨터공학과 교수들과 미술전공자와 함께 한국연구재단의 '아름다운 과학' 미술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미술세계에 더 가까이 가고 있다.

사람이 아름다움을 느낄 때 뇌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연구하는 것으로 2010년 시작해 2013년께 끝날 예정. 앞으로는 동양화나 유화쪽으로 작업영역을 넓히겠다는 생각이다. 전시개막식은 18일 오후 5시. / 김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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