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 기자단-햇빛창공]

'단오물 잡으면 농사 다 짓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모내기 철인 단오 무렵에 논 물을 받아두면 농사를 다 지은거나 마찬가지라는 의미로 단오를 전후한 시기가 본격적인 모내기철이니 그때까지 논에 물을 가둬 놓아야 제때 모내기를 하여 풍성한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 맘때 내리는 비는 농사에 긴요한데 기다리는 비는 내리지 않습니다.

사과 농사에 있어 적과가 마무리 되면 농사를 다 지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적과를 마치고 나면 병해충 예방과 여름 태풍 피해만 조심하면 됩니다.

그런데 걱정도 하지 않았던 의외의 복병인 노린재가 다량 발생해 골칫덩어리가 됐습니다. 그래서 지난해부터는 농장에 트랩을 설치해 톱다리개미허리노린재를 유인하여 대량 포획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습니다.

▲ 톱다리개미허리노린재


여러 종의 노린재 중에서 특히 사과에 피해를 주는 노린재는 '톱다리개미허리노린재'입니다. 톱다리개미허리노린재의 성충의 크기는 14~17mm이며 허리가 좁고 세번째 다리가 발달되어 다리부위에 톱니모양의 가시가 달려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성충으로 잡초, 낙엽 등에서 월동하여 3월 하순부터 4월 상순 경에 활동을 시작해 5월 중순부터 7월까지 교미하여 산란합니다. 1년 중 3세대가 발생하는데 1세대는 7월 중순, 2세대는 8~9월, 3세대는 10~11월에 출현하여 산란하지 않고 11월 하순 경 월동에 들어갑니다. 고약하기 짝이 없는 곤충입니다.

노린내를 풍기는 것까지는 참을 수 있는데 과일의 경우 흡즙하면 흡즙부위가 스폰지처럼 변해 상품성과 저장성을 잃게 되어 손실을 막대하게 입습니다. 콩과 식물의 경우는 꼬투리에 빨대를 꽂아 흡즙하기 때문에 결실이 되지 않고 쭉정이가 되어 수량이 현저하게 감소합니다.

▲ 톱다리개미허리노린재에게 피해 입은 사과


지난해 확보한 노린재 트랩이 있어 얼마전 페로몬 루어를 구입했습니다. 알루미늄 호일팩 속에 페로몬 용기가 들어 있는데 그 속에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주 적은 양의 페로몬이 들어 있습니다.

페로몬 루어는 보통 60일간 페로몬을 방출한다고 하는데 35~45일 사이에 교체해주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집합페로몬은 동물에서 분비되는 집단 형성과 유지에 관여하는 페로몬으로 성별과 연령에 관계없이 유인력을 가진다고 합니다. 그 효과는 지난해에 충분히 확인했습니다. 페로몬 트랩 안에 톱다리개미허리노린재가 1/3이나 잡혀 있었습니다.

페로몬 트랩은 어항과 같은 구조를 하고 있습니다. 한 번 들어가면 노린재 머리로는 빠져 나오기 힘든 구조입니다. 커다란 페트병을 활용해서 만들어도 될 것 같습니다.

▲ 과수원에 설치된 페로몬 루어


트랩 한 개당 페로몬 한 개를 설치하면 준비는 끝이 납니다. 지난해 페로몬루어가 담겨 있던 호일팩에도 노린재가 달려드는 것을 보아 이번엔 호일팩도 트랩 안에 넣었습니다.

톱다리개미허리노린재가 가해한 사과는 겉보기에 울퉁불퉁하고 심하면 갈라지는 것도 있습니다. 칼로 잘라보면 흡즙한 부위는 갈색으로 변해 스폰지처럼 뚫려 있습니다.

노린재는 농약을 사용하는 것보다 트랩을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고 환경친화적이라 더 좋은 것 같습니다. http://blog.naver.com/thdgk04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