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오상영 영동대 경영학과 교수

2002년 미국의 10대 기업인 엘론의 회계부정 사건은 세계적으로 윤리경영을 기업 경영의 최고 화두로 떠오르게 하였다.

국내에서는 2005년 황우석 박사의 논문조작 사건으로 연구윤리가 최대 화두가 된 것과 같이 윤리경영에 대한 논의는 과거 10년간 봇물을 이루었다.

이후 국내·외적으로 윤리경영의 위반에 따라 대규모 기업이 폐업하고, 수많은 학자 및 정치인이 연구윤리 위반으로 파멸을 맞게 되었다. 기업의 경영이든 개인의 연구 분야든 부정적 윤리의 파장은 크고, 그 폐해도 작지 않다.

따라서 정부 기관을 비롯하여 공공기관, 사기업에 이르기까지 윤리경영, 연구윤리에 대한 의식이 높아졌고 윤리적 태도를 지향하기 위한 실천적 행동지표도 많이 개발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리를 지켜내지 못하는 사건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청렴도 최고 수준 달성 및 글로벌 윤리기준을 실현한다는 윤리 목표가 있고, 윤리역량을 강화하고 제도화하여 윤리리더십을 통한 윤리경영 전략이 개발되어있어도 실천과정에서 비윤리적 태도가 돌출되는 것은 근본적인 문제가 충돌되고 있음을 짐작하게 된다.

따라서 필자는 철학적 윤리의 이해를 통한 윤리경영의 내재화의 필요성을 제안하고 싶다. 근본적으로 윤리경영이 어려운 이유는 윤리와 경영의 합성 자체가 패러독스(Paradox)이다. 윤리와 경영이 합쳐지는 것 자체가 상당한 혼돈의 세계로 빠지는 것이다. 윤리는 절대적 공동의 선(善)이지만 사회에서 요구하는 것은 윤리적(倫理的) 태도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차이는 주자학의 격물치지와 양명학의 지행합일과 비근한 차이 정도로 판단되지만 나타나는 결과는 작지 않다.

윤리(倫理)는 하나의 도(道, ethics, morality)로서 절대적 선(善)으로 보여지지만 윤리적(倫理的)이란 것은 전략적 윤리로서 그때의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상대적 윤리 개념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전략적 이해는 개인의 신념과 연계된다.

그러나 개인의 신념이란 것이 개인적으로 참과 거짓을 구분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되는 것인데 경험과 지혜가 부족한 사람은 절대적 선(善)의 판단을 하기 어렵게 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경험에 의지하게 되는데 이를 지혜(智慧)라고 하기도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혹시나 잘못 이해하게 된다면 소피스트(BC 5c)의 철학인 보편적 진리가 없는 것처럼 주장될 수 있다.

그렇지만 필자가 주장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보편적 진리를 부정할 수 없으면서도 17세기 지배적 철학 관점이었던 경험주의가 미국의 실용주의 태동을 맞게 되는 것과 같이 실생활에 효과가 있는 지식을 진리라고 주장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간과할 수 없다고 말하고 싶다.

특히 사회과학을 연구하는 입장에서는 사고나 관념의 진리성을 실험적인 검증을 통하여 객관적으로 타당한 것이어야 함을 주장하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기업이 분식회계(粉飾會計)를 하여 기업이 자산을 부풀리거나 줄이는 방식의 절대적 비윤리적 경영에 대해서는 윤리적 판단의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윤리경영을 위해서는 경영자 또는 관리자는 전략적 윤리경영에 대한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적 윤리경영의 과제는 도덕적 해이(moral hazard)의 원인인 윤리의 이해 부족에서 발생하는 윤리적 행동으로 방어적 윤리경영(제도 수립, 청렴 약속, 캠페인, 홈페이지 운영, 제안의 소리 접수, 경영자의 강력한 의지 등)보다는 창조적 윤리경영을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즉 지식(知識) 쌓기가 중요하고 누구나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동감하는 것과 같이 지식 쌓기를 위해서는 독서와 토론, 인문학 학습이 중요하며 이러한 학습은 윤리 경영을 위한 정부기관, 공공기관, 사기업 등 조직이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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