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브리오 패혈증' 올해 첫 사망자 발생

지난달 인천에서 올해 첫 번째 비브리오 패혈증 사망자가 발생했다.

또 전남 갯벌과 해수에서 비브리오 패혈증이 지난해보다 한 달가량 빨리 검출됨에 따라 질병관리본부는 서남 해안가 지역 주민과 방문객들에게 감염 예방을 위한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매년 10여명의 사망자가 꾸준히 발생하고 그 치사율 또한 최고 60%에 달한다. 여름철 어패류를 날로 먹는 것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일인지 마음의 경계가 필요한 이유다.

이에 김안나 을지대학병원 소화기 내과 교수의 도움으로 비브리오 패혈증의 증상과 예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최고 60%의 치사율, 만성 질환자 특히 주의 = 비브리오 패혈증균은 주로 수온이 18°C 이상 상승하고 적당한 염분이 있는 환경에서 개체수가 많아진다. 또한 균에 노출된 사람의 면역 상태에 따라서 질병 발생이 달라진다. 따라서 바닷물이 따뜻해지는 6~9월에 대체로 서남해안지방에서 만성 질환자에게 잘 발생하며, 감염되면 치사율이 40~60%인 무서운 식중독이다.

환자의 대부분은 40대 이상의 남자로 특히 만성 간질환 환자와 매일 많은 양의 술을 마시는 사람이다. 그 외에도 혈청의 철이 증가하는 혈액질환, 당뇨병, 만성 신장질환, 악성종양, 그리고 위수술한 환자에서도 발생한다. 그러나 건강한 사람에게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해수에 있는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Vibrio. Vulnificus)'이 원인균이며 이 균에 감염된 생선회, 굴, 낙지 등 어패류를 날로 먹는 경우에 발생한다.

을지대학병원 소화기 내과 김안나 교수는 "드물게는 피부에 상처가 난 상태에서 바닷물에 들어가도 감염되는 수가 있다"며 "예를 들면 원래 있던 상처 부위나 벌레 물린 부위에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으로 오염된 바닷물이 들어갔다거나, 어패류를 손질하다 다치거나, 낚시 도중 고기에 찔린 상처를 통해 균이 침입하여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한다"고 말한다.

특징적인 증상은 오한, 발열, 피부 병변, 그리고 쇼크이다. 피부 병변은 보통 발병 후 36시간 이내에 발생하며, 초기에는 피부에 붉은 색 병변이 보이고 부으면서 통증이 동반된다. 시간이 지나면 홍반 부위가 확산되면서 혈성 수포가 생기고 괴사되면서 혈압이 떨어지고 여러 장기의 기능이 저하되어 사망하게 된다. 비브리오 패혈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초기에 적극적인 항생제 투입과 괴사된 조직을 수술로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름철 어패류는 반드시 익혀먹자 = 김 교수는 "비브리오 패혈증은 잠복기가 짧고 병의 진행이 빠르며 치사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치료가 생존율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하면서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첫째, 어패류 보관 시 -5℃ 이하로 저온 보관하며 균이나 균독은 56℃이상 열을 가하면 파괴되기 때문에 어패류를 끓여먹거나 구어 먹는다.

둘째, 고 위험군 환자는 6~9월 사이에 어패류를 날 것으로 먹지 않아야 하며 강 하구나 바다에서 낚시나 수영을 하지 않도록 한다. 만약 고 위험군 환자가 어패류를 생식하거나 바닷물에 노출된 후 복통이나 발열이 동반되면 즉시 병원을 찾도록 해야 한다. / 모석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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