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 기자단-햇빛창공] 주말에도 열려있지 않은 공동 전시관에 씁쓸

진천 공예마을은 얼마나 예쁠까? 내가 사는 충북지역의 색깔있는 마을부터 탐색하기로 했습니다. 우수색깔있는 마을 101곳 중 충북지역이 11곳인데 아이들과 체험하고 구경하기엔 진천공예마을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시간을 달려 마을 입구에서 마주친 익살스런 장승을 본 순간 흥분이 되기도 했지만 마을로 접어들면서 표정이 굳어졌습니다. 마구 자란 길가의 풀들, 인적 없는 거리는 적막한 느낌까지 들었습니다.

처음 찾아간 '목우당'에서 반갑게 맞아 주시지 않았다면 모처럼의 가족 나들이가 찡그림으로 끝이 났을지도 모릅니다. '목우당'에서 전통기능(소반) 전승자 작품과 목공예, 한지공예품을 보고 공예마을을 걸어보기로 했습니다.



마을에 들어서자마자 곤충영상관의 여치조형물이 보입니다. 이곳은 곤충을 기르고 관찰할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인적이 끊긴지 오래 되었는지 잠겨 있는 쇠사슬엔 녹이 슬고 거미줄이 가득했습니다. 창문을 통해 안을 들여다보니 많은 곤충 표본이 보였습니다.

산속에 인위적으로 계획되고 조성된 마을, 30여명이 넘는 예술가들이 터를 잡은 마을인만큼 건물들은 특색 있고 예쁩니다. 잘 조성된 전원주택단지 같습니다. 체험을 할 수 있을거란 생각을 한 것이 잘못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공동 공예전시장은 주말인데도 열려 있지 않았습니다.

인적이 없고 문이 잠긴 곳이 많아서 기웃거리는 수준으로 마을을 돌아보았습니다. 한참을 기웃대다가 타일조각 작품을 만드는 공방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청주의 명물 가로수길을 형상화 한 작품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조각낸 색색의 타일을 붙이는 작업이 여간 힘들어 보였습니다.

작품을 구경하면서 체험을 할 수 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공예마을 예술가들이 대부분 교수, 선생님 등이기 때문에 직장생활과 사생활이 있어 문이 잠겨 있는 곳이 많다고 합니다. 예술인들의 거주마을은 이런 곳이었습니다.

예쁜 소품과 어울리는 작은 경치를 담아 보았습니다. 누구의 집인지 난간에 놓인 컵은 햇살을 담고 있는 중이랍니다. 눈에 들어온 기왓장에는 국화가 삐죽하고 넘어갑니다. 빨간 고추 몇개가 작품처럼 데크에 놓여 있는 곳, 그러나 사람이 없는 거리와 집들을 구경하다보니 쉬이 지칩니다. 사람이 그리웠는지 낯선 이들에게도 꼬리치며 다가오는 백구와 어린 새끼도 있습니다.

너무 많은 것을 꿈꾸며 공예마을을 찾아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상시 체험을 할 수 있는 공동체험장이 있어 방문객들이 아쉬움을 남긴채 되돌아가는 일이 없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가기 전에는 미리 예술가의 공방이는 전시장 사무실에 연락을 해보고 찾아가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공예마을 입구에 있는 장승의 익살스런 표정을 뒤로 하고 돌아오는 길은 아쉬웠고 안타까운 마음이 사라지질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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