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1일까지 풍경 기록사진展 … 400여점 선보여

'청주의 심장' 성안길의 100년전 역사와 문화를 만난다.

지금의 성안길은 20년 전만 해도 청주도심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청주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로 '본정통'이라고 불렸다. 1993년 한 지역문화단체에 의해 일제강점기때 지은 이름이라는 주장에 '성안길'로 바뀌었으며 '서울의 명동'으로 비유되는 복합문화거리다.

20세기 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청주읍성이 있던 성안길의 거리풍경을 담은 400여점의 흑백사진과 현재사진이 선보이는 전시가 열린다. 다음달 21일까지 청주시 성안길고객지원센터 다목적실에서 열리는 '성안길 100년의 풍경 기록사진전'을 통해 성안길 100년의 역사의 숲을 거닐어보자. / 편집자



지금의 성안길 롯데시네마 앞은 예나 지금이나 가장 붐비는 거리다. 1960년대에는 한국은행 청주지점과 청주역이 있었던 자리로 각종 행사의 주 무대로 많이 사용된 가운데 향토예비군 창설 1주년을 기념해 동원된 예비군들의 거리행진을 벌이는 사진이 전시돼 관람객들의 눈길을 잡고 있다.

1950년대에는 성안길에 충북선 기차가 통과했다. 이번 전시사진 중에는 이 기찻길 위에서 한 여인이 멀리 와우산과 낙가산의 유려한 산줄기를 배경으로 서있는 사진이 눈길을 끄는데 바로 옆 사진에는 60여년이 흐른 지금, 같은 장소에 같은 포즈로 그때 그 여인이 서있어 시간의 흐름을 실감하게 한다.



청주읍성 성문 가운데 가장 큰 대문이었던 청남문의 옛 사진과 청남문 터에서 일제강점기때 개업해 지금까지 성업중인 청주약국의 현재 사진, 1970년 서울~부산 경부고속도로 준공을 기념해 현수막과 브라스밴드를 따라 경축퍼레이드를 벌였던 충북도청 서문 앞 상당로 모습도 현재사진과 나란히 선보이고 있다.

지금의 한복거리내 신한은행 자리에 있었던 옛 조흥은행 청주지점 앞에는 1962년 군사정부의 화폐개혁 발표로 보유하고 있는 '환' 표시 화폐를 '원(圓)' 표시 신권으로 교환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시민들이 은행점포에 줄지어 서있는 모습이 한 컷의 흑백사진으로 담겼다. 당시 조흥은행은 2006년 신한은행에 합병됐고 은행 주변 한복거리 가운데 '금옥당', '부여상회' 등 낯익은 간판들도 보인다.

지금의 나이키 건물 사거리에는 남선약방이 있었는데 그 건물에는 당시 집권당이었던 민주공화당 사무실이 함께 있었다. 당시 월남에 파병된 군인들을 환영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던 모습, 약방 맞은편으로 지금은 사라진 오래된 가게 '보배상회'가 눈에 들어온다.

지난 100년 역사속에서도 변함없는 모습을 간직한 곳도 있다. 용두사지 철당간(국보 제41호)은 1천50년간 한 자리에서 청주의 역사를 굽어보며 청주사람들을 지켜왔다. 1천여간 강산이 바뀌고 성안길이 변해도 당간높이 13.1m, 철통지름 43cm의 솟대 철당간은 변함이 없다.

지금은 노인들의 사랑방이 된 중앙공원에는 높이 30m의 수령 900년 이상 된 청주의 상징목 압각수(충청북도기념물 제5호)와 청주목 관아 뒤편에 자리했던 2층 누각 망선루(충청북도유형문화제 제110호)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청원군청내에 있는 청주동헌(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109호)은 청주고을을 관리하던 청주목사의 집무실로, 일제강점기 이래 중앙공원 내 충청병영문(충청도 병마절도사영문,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15호)에 잘못 걸려있던 동헌의 편액(청녕각)을 1988년 떼어와 원 위치에 바로 걸었다.

청주시와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이 주최하고 충북사진기자회(회장 김용수)가 주관하는 이번 사진전에서 선보이는 과거속 성안길 사진들은 충북도와 청주시, 디지털청주문화대전에 구축된 사진DB, 김운기·우상대 사진작가의 소장사진 제공으로 이뤄졌다.

성안길의 현재 모습은 우상대 전 충청일보 사진부장을 비롯해 충북사진기자회 김용수 회장(중부매일), 육성준, 오진영, 김태훈, 임동빈, 권보람, 신동빈 등 8명이 촬영했다.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문화예술부 이병수 팀장은 "100년 전 사진 한 장이 그당시 청주의 문화와 역사를 설명해주고, 각자 자신만의 기억속 스토리텔링을 꺼내게 한다"면서 "사진속 사람들의 옷차림에서부터 도로 상황, 입점한 상점, 간판 등의 글씨체 및 분위기 등이 모두 다 청주의 역사가 된다"고 소개했다. / 김미정

mjkim@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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