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 기자단-두꺼비] 자연 + 인간 생태계 공존위해 파괴 막아야

산남동 구룡산은 인근 아파트 단지로 둘러쌓여 있는 도시숲이다. 처음 산남동으로 이사 왔을 때에는 산에 오를 때마다 청설모며 다람쥐를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초롱한 눈망울이며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 당돌한 모습에 미소가 지어지기도 했다. 여기에 어느날은 산토끼를 만나기도 했고 정말 운이 좋을 때에는 고라니가 지나가는 모습도 본 적이 있다.

구룡산에 인접한 아파트들에게 구룡산은 시원한 바람의 통로이자, 자연과 접하는 생태접근성이 좋은 공원이고, 건강을 지키려는 사람들에게는 산책을 가능하게 하고 휴양과 휴식을 주는 공간이다. 더구나 이렇듯 자연까지 살아있으니 말해 무엇하랴. 몇 년 전에는 산남동 마을신문에서도 소개한 적이 있지만 일주일 상간에 차도로 뛰어든 고라니 두 마리가 차에 치어 죽기도 해서 생태적으로 자연이 살아난 구룡산의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길에 대한 고민을 안겨준 곳이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주변지구 아파트가 완공되면서 구룡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작은 오솔길 같았던 산길도 점차 넓어지고 있고, 아파트가 생길 때마다 오솔길과 사잇길이 늘어나 사방팔방으로 사람들이 왕래하는 산길이 새로 생기고 있다. 요즘에는 밤나무 많은 구룡산에 밤을 주으러 다니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아직 익지도 않은 밤이니 줍는다기보다 딴다고 하는 표현이 맞다. 여기에 비 내리고 나면 올라오는 버섯을 채취한다고 또 길이 아닌 곳으로 무분별하게 헤치고 다니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이래저래 구룡산의 생태계가 몸살을 겪게 되었다.

매일 보이던 다람쥐와 청설모는 거의 눈에 띄지 않을 정도다. 산토끼와 고라니는 말할 것도 없다. 밤이며 도토리며 모두 채취하는 사람들에 의해 먹을거리가 절대 부족해졌을 것이다. 오죽하면 2년전 산남동 마을신문에서는 "다람쥐 먹을 것은 남겨두세요"라는 제하의 메인기사가 게제 되기도 했다. 그 후 사람들의 발길은 더욱 많아졌고 구룡산의 파괴정도는 더욱 심해졌다.

우암산쪽에서 청주시내를 바라보면 아파트 숲 사이에 청량하게 한가운데를 차지하는 곳이 바로 구룡산이다. 아파트 숲 허파처럼 존재하는 구룡산의 생태계는 인근사람들에게는 축복이라 할 만하다. 이곳의 생태계를 지켜야 할 때이다.

밤이며 도토리 줍는 재미보다 구룡산의 생태계를 위해 자연 그대로 두는게 훨씬 좋지 않을까. 적어도 도시숲을 곁에 두고 자연과 벗하며 산짐승과 함께 살 수 있다면, 조금의 채취하는 즐거움은 포기할 수 있지 않겠는가?

우리 아파트 입주초기에 생태통로로 고라니가 지나가는 모습을 본적이 있다. 아파트에 살면서 베란다 창문에서 바라보는 고라니의 존재 자체는 경이로움 바로 그것이었다. 새소리 매미소리에 잠에서 깨어나 시원한 산바람 맞으며 생활하는 구룡산 자락의 생활은 여전히 즐겁다.

구룡산의 생태계와 공존하기 위해서, 적어도 구룡산의 자연은 손대지 말자. 그 옛날 보릿고개로 허기져 어렵던 시절에도 우리조상들은 감나무 끝에 새가 먹을 것은 남겨놓지 않았던가. 지금 다람쥐 먹을 최소한의 양식만은 남겨놓자는 궁상이 부끄럽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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