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77 창조의 빛' 청주직지축제 성료] 책·인쇄문화로 영역 확대 … 즐길거리 '풍성'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 '직지(直指)'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2012청주직지축제가 23일 막을 내렸다.

올해는 행사장소의 중심축을 기존의 청주예술의전당에서 고인쇄박물관으로 옮긴데다 행사기간이 4일에서 6일로 늘어 축제영역이 넓어졌고, 시민참여형 프로그램, 야간공연, 축제 소재를 직지에서 책, 인쇄문화로 확장하는 등 즐길거리가 다양해졌다는 평가다. 하지만 타지역민들을 끌어들이기에는 여전히 한계를 가졌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은 직지축제는 18일부터 6일간 직지를 간행했던 고인쇄박물관 일원에서 전시, 공연, 체험, 학술회의, 연계행사 등을 선보였다. 올해 주제는 직지가 발간된 1377년을 기념하기 위해 '1377창조의 빛'으로 정했다.

가장 눈에 띈 것은 국민올림픽생활관에서 열린 주제전 '책들의 만찬'. 직지의 가치를 아날로그형 인쇄출판에서 디지털혁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콘텐츠로 엿볼 수 있었다.

특히 500평의 공간을 부스별로 쪼개지 않고 열린공간으로 유기적으로 구성한 점, '내 인생의 책 한 권' 기부운동(3천여권)을 통해 시민들로부터 기증받은 책을 책속의 인상깊었던 글귀와 함께 소개한 점, 북카페를 만들어 문화휴식공간을 제공한 점 등이 긍정평가됐다.

사진과 영상으로 보여준 지식인 서재(강익중·도종환·이상봉·한비야), 강의와 공연이 어우러진 지식나눔콘서트가 첫 선보였고, 청주지역 13개 작은도서관도 한 자리에 모였다.

관람객 연규상씨는 "주제관 공간이 확 트여 좋고, 국내 유일의 아날로그인쇄소 활판공방은 보기 힘든 좋은 경험이었다"며 "그동안 '직지'는 많이 보여준만큼 앞으로는 축제 콘셉을 '청주=인쇄문화'로 확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메인 행사장이었던 고인쇄박물관에서는 축제기간중 공연과 체험행사가 이어졌다. 특히 '한국의 금속활자 특별전'에서는 책으로만 남아있던 조선시대 금속활자본을 4년간 46판을 복원해 첫 선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흥덕사지에서는 이를 복원한 중요무형문화재 101호 임인호 금속활자장이 금속활자 주조과정을 시연했고, 배첩장, 한지장 등 한국의 장인과 유럽 장인들이 전통 인쇄기술을 시연해 현장합습의 장이 됐다.



고인쇄박물관 황정하 학예실장은 "책으로만 보았던 금속활자본을 실물활자로 선보인 것은 처음으로, 학술적 의미가 크다"면서 "앞으로는 직지축제 취지를 살려 고인쇄박물관과 흥덕사지 중심으로 축제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신설된, 19~22일 매일밤 펼쳐진 '가을의 노래 콘서트'에도 500~1천명의 시민들이 몰렸고, 22일 텐트를 치고 1박2일 축제를 즐기는 '직지캠핑'도 이색적이었다는 평가다. 직지교를 밝힌 1377개 소원의 등도 시민참여로 이뤄졌다.

하지만 격년제로 열려 축제의 연속성이 떨어진다는 지적, 예술의전당 광장 활용방안, 고인쇄박물관 일대 '차없는 거리' 조성에 따른 주차공간 대책 등은 개선이 필요하다.

청주직지축제추진위원회 변광섭 사무국장은 "올해 장소의 무게중심을 고인쇄박물관으로 옮겨 예술의전당에서부터 고인쇄박물관, 흥덕사지까지 행사 장소가 넓어졌고, 야간공연, 시민들의 책 기부운동, 지식나눔콘서트 등 시민참여 프로그램이 풍성했다"며 "6일간 5만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된다"고 평가했다. / 김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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