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홍양희 충북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장

한국 시각으로 13일 새벽 2시. 항공기로도 11시간이나 떨어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발표되는 A사의 휴대폰 신제품 발표와 관련하여 네티즌들은 실시간 인터넷 방송 서비스를 보면서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채팅창을 통해 다양한 의견들을 활발하게 개진했다.

춥고 배고프던 시절에 사람들은 그저 따뜻한 아랫목에 들어가고, 세끼 밥을 먹을 수 있으면 만족했지만, 소비자의 성향이 기능성 소비에서 벗어나 기호성 소비로 변하면서, 커피를 마시더라도, 아이스크림을 먹더라도 자기가 늘 애용하는 브랜드를 찾는다.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소비주체의 정보수집 방법은 다리품을 팔며 여기저기 기웃거리던 시절은 이미 끝났고, 마우스를 몇 번만 클릭하면 원하는 공간 어디든 이동할 수 있게 되면서 브랜드력이 없는 제품은 더 이상 매장에 납품하기조차 힘든 세상이 도래한 것이다. 게다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비하던 사람들이 체험까지 소비하게 되면서 체험이라는 값진 가치가 머릿속에 자리매김하고 이를 채워주는 것 그 자체가 브랜드가 되었다. 제품의 기능에 더하여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고 있는 A사의 휴대폰 신제품 발표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연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1990년대 미국에서 브랜드 자산이라는 개념이 대두될 때 PR 연구가인 래리 라이트는 향후 30년간 브랜드들의 전쟁터가 될 것이라 예고했다. 그의 말대로 현대사회는 과연 브랜드들의 전쟁터라고 하여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브랜드의 중요성은 비단 기업과 상품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시대에 도시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짐에 따라 각 도시들은 고유한 문화컨텐츠를 활용하여 도시브랜드 가치 제고와 함께 도시이미지 홍보를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뉴욕은 범죄와 불경기로 암울했던 1977년부터 'I♥NY'슬로건과 이미지를 강조한 캠페인을 통하여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광산업의 성공을 이끌어 냈는가 하면, 프랑스의 에비앙은 식수와 온천 제품의 브랜드화로 상품의 차별화와 함께 도시 경쟁력을 확보했다.

우리의 경우 2009년 1월 대통령 직속기구로'국가브랜드위원회'가 공식출범하여 소득 2만불 시대를 넘어선 선진국 이미지를 정립하고자 브랜드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산업정책연구원에서 발표한 '국가 브랜드 자산가치 평가'에서 한국은 1조 5천억 달러의 가치로 39개국 중 10위를 차지했다. 국내 7대 주요도시 브랜드 자산가치 평가에서는 2010년에 이어 2011년에도 서울과 부산이 1, 2위를 차지하였으나 3위였던 인천이 밀려나고 울산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이들 도시의 경우 도시브랜드 중장기 기본계획에 의거 의료, 관광, 국제전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가치제고에 역점을 두고 있으며, 특히 울산의 경우 기업 및 투자유치 등에 관한 조례안 발표 등 투자유치 활성화의 결과로 분석된다.

충북도는 '생명과 태양의 땅 충북'의 모토 아래 바이오를 상징하는 염기서열을 형상화하고, 태양광 모듈을 조형물로 입체화하여 브랜드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나타냈다.

'생명과 태양의 땅 충북' 브랜드 특화를 위해서는 누구에게나 각인될 수 있는 차별화된 아이템이 필요하고, 이를 위한 일련의 시책과 함께 국내외 각종 행사 또한 그 연속선 상에서 일관성있게 추진되어야 한다.

세계적 바이오클러스터 구축으로 생명산업을 견인하고, 전국 유일의 광역형 태양광산업특구 조성으로 태양광산업을 육성하는 양대 축 아래 조만간 지정이 예견되는 경제자유구역 또한 이들 산업의 융복합화를 핵심으로 하는 등 정책의 큰 틀 안에서 세부사업들이 속속 추진되고 있음은 대단히 고무적이다.

차제에 태양광부품소재 산업용지 특화 분양, 태양광 테스트베드 구축 등을 부각시키면서 기업하기 좋은 지역으로 차별성을 극대화함은 물론, 진천음성 혁신도시, 충주기업도시, 청주 테크노밸리, 지자체의 각종 산업단지조성 등도 같은 맥락에서 조화롭게 추진될 필요가 있다.

얼마 전 성황리에 마친 2012 솔라페스티벌을 비롯하여 화장품·뷰티 세계박람회, 유기농엑스포 등 다채로운 행사들이 행사 자체에서 얻는 경제적 효과와 체험이라는 값진 가치를 함께함은 물론 충북지역 전체가 점과 선과 면의 입체적 접근으로 '태양과 생명의 땅 충북'의 브랜드 가치를 더욱 높혀 나가야 할 것이다. 보이지 않는 브랜드의 힘이 새로운 가치 형성의 핵심적인 요인으로 등장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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