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39) FC서울 감독이 선제 결승골을 쏘아올린 박희도(26)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서울은 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35라운드 경남FC와의 홈 경기에서 전반 30분 박희도의 선제 결승골에 힘입어 1-0 신승을 거뒀다.

리그 1위를 달리며 탄탄대로를 걷고 있는 듯 보이는 서울이지만 이날 1승의 의미는 남달랐다. 최대 라이벌 수원과의 슈퍼매치에서 패한 직후였다. 승점 4점을 놓고 전북현대와의 순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었다.

2시간 앞서 열린 경기에서 전북이 포항에 덜미를 잡히면서 서울은 다소 마음의 짐을 덜고 경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이날 패하게 되면 다시 승점 4점 차를 유지하며 불안함을 안은 채 남은 경기를 치러야 했다. 올 시즌 단 한 번도 연패를 당하지 않았다는 기록은 또 하나의 부담으로 다가왔다.

그런 모든 부담을 박희도가 시원하게 날려버렸다. 전반 30분 몰리나의 프리킥을 정확하게 머리에 맞히며 골로 연결했다.

박희도는 지난 3일 수원과의 경기에서 후반 33분 한태유 대신 그라운드를 밟았지만 10여분 간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나 최용수 감독은 이날 수원전 부상으로 빠진 최태욱의 자리에 박희도를 믿고 넣었다. 감독의 믿음에 박희도가 보답한 것이다.

최용수 감독은 그런 박희도에게 칭찬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위기에서 팀을 구해냈다며 '난세영웅(亂世英雄)'이라고까지 표현했다.

최 감독은 "난세에 영웅이 나왔다. 박희도는 기다리는 시간이 참 길었다. 하지만 성실하게 훈련했고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기회를 못줘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정말 중요한 경기에서 놀라운 집중력으로 골을 넣었다. 딱 한 번의 찬스를 살려냈다. 많이 칭찬해주고 싶다. 본인도 더 큰 자신감이 생겼을 것"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희도는 "전반 초반까지 게임 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하지만 골을 넣어서 기쁘다. 그동안 최태욱과 에스쿠데로가 경기를 잘해줘 틈이 없었다. 그런데도 항상 운동을 하면서 준비하고 있었다.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전에 감독님이 부담을 갖지 말고 최선을 다하고,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말씀하셨다. 전반 초반에 안 좋아서 교체될 줄 알았는데 그 타이밍에 골을 넣었다. 지금 너무 행복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최용수 감독은 승리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쉽지 않은 상대를 만나 선제골을 넣고 실점하지 않았다. 목표로 가는 과정에 오늘이 고비였다. 내부 사정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승점 3점을 얻었다. 좋은 결과를 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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