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열리는 가을야구 첫 관문에서 만난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공통된 고민은 타격 부진이다.

두산은 단단한 선발진과는 달리 빈약한 타선으로 시즌 내내 애를 먹었고 롯데 역시 막판 타자들의 집단 슬럼프로 7연패의 늪에 빠지기도 했다.

상황의 심각성을 두 팀 감독이 모를 리 없다. 두산 김진욱, 롯데 양승호 감독은 나란히 타자인 김현수와 전준우를 이번 시리즈 승리 도우미로 지목했다.

김현수는 자타공인 두산의 대표 타자이다. 하지만 올 시즌 성적은 썩 좋지 않다.

122경기에 나선 김현수는 타율 0.291, 안타 127개 홈런 7개에 그쳤다. 풀타임으로 자리매김한 2008년 이후 가장 나쁜 기록이다. 시즌 초반에는 기세가 괜찮았지만 체력적인 약점을 드러낸 후반 들어 페이스가 처졌다.

V4를 노리는 두산이 김현수의 부활을 간절히 원하는 이유는 기록에서도 드러난다. 그동안 두산은 김현수의 타격감에 따라 가을야구 명암이 크게 엇갈렸다.

김현수가 타율 0.538(13타수 7안타), 3타점, 8득점으로 펄펄 난 2009년 준플레이오프에서는 롯데를 따돌리고 플레이오프에 올랐고 10타수 5안타(타율 0.500)를 친 2007년 플레이오프와 홈런 1개 포함 5타점을 쓸어 담은 2008년 플레이오프에서도 웃었다.

반면 김현수가 타율 0.048로 최악의 부진을 보였던 2008년 한국시리즈와 0.111로 묶였던 2010년 플레이오프는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롯데의 변수는 전준우다.

공교롭게도 전준우 역시 올 시즌 0.253, 안타 116개 홈런 7개로 이름값을 해내지 못했다. 특히 출루율이 0.327에 그치면서 빠른 발을 뽐낼 기회도 적었다.

양 감독은 지난 7일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키플레이어를 묻는 질문에 주저 없이 전준우의 이름을 거론했다. "전준우가 살아 나갔을 때와 아닐 때의 득점력이 차이가 크다. 전준우가 해주면 쉽게 게임이 끝날 것 같다"는 구체적인 설명까지 곁들였다.

전준우는 유독 큰 무대에서 강했다. 2010년 준플레이오프에서는 타율 0.476(21타수 10안타) 홈런 2개, 2011년 플레이오프에서는 타율 0.364(22타수 8안타) 4타점으로 공격을 주도했다. 두산과의 2010년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9회초 결승 솔로 홈런을 친 기분 좋은 기억도 있다.

흔히들 야구를 투수놀음이라고 한다. 하지만 결국 점수를 뽑아야 이길 수 있다. 김현수와 전준우는 양 팀의 대표적인 득점 루트다. 결국에는 두 선수가 터져야 이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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