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 연속 월드컵 본선진출을 노리는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이 이란 원정을 앞두고 적신호가 켜졌다. 수비진 줄부상에 2명의 선수를 교체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17일 오전 1시30분(한국시간)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이란과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4차전 원정경기를 갖는다.

대표팀은 8일 오후 7시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 소집돼 오후 11시55분 인천공항을 통해 격전지인 이란으로 출국한다.

최 감독은 지난달 26일 이란전에 나설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면서 수비진을 대폭 물갈이했다.

대표팀 '수비의 핵'인 이정수(알사드)를 비롯해 박주호(FC바젤)와 고요한(서울)을 제외했다. 대신 박원재(전북), 신광훈(포항), 김영권(광저우)이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박원재와 신광훈, 황석호(히로시마)가 소속팀 경기에서 줄줄이 부상 당했기 때문이다.

박원재는 지난 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35라운드 포항스틸러스전에서 후반 20분 무릎 부상을 당했다.

황석호는 지난달 11일 벌어진 우즈베키스탄 원정을 앞두고 당한 왼쪽 발목 부상이 재발했다.

결국 최 감독은 출국을 앞두고 박원재와 황석호를 소집하지 않고 김기희(알 사일랴SC)와 박주호를 불러들이기로 긴급 결정했다.

박원재는 최강희호 출범 이후 3경기를 풀타임으로 소화하며 최 감독의 신임을 듬뿍 받고 있던 상황이었고, 황석호는 중앙과 측면 수비수 자리를 두루 소화할 수 있는 자원이어서 탈락이 아쉽다.

다행히 신광훈은 지난달 27일 제주유나이티드전에서 무릎을 다쳤으나 최근 정상훈련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대표팀에 승선하게 됐다.

대표팀은 수비진 줄부상에 울상이다. 그나마 '슈퍼 탤런트' 손흥민(함부르크SV)이 소속팀에서 최근 물오른 골 감각을 자랑하고 있어 위안거리다.

손흥민은 독일 분데스리가 개막전 이후 7경기 연속 선발로 출전했다. 도르트문트와의 리그 4라운드 이후 3경기 만에 득점포를 재가동했다.

지난 6일 퓌르트전에서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나선 송흥민은 질풍같은 드리블 돌파로 상대 수비수 2명을 따돌린 뒤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시즌 4호골을 폭발시키며 '해결사' 기질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손흥민은 소속팀 함부르크에서 주로 측면 공격수 역할을 맡고 있지만 득점력과 스피드를 두루 갖추고 있어 공격 전 지역에 기용할 수 있다.

최 감독은 손흥민에 대해 "잠재된 능력은 최고다. 슈팅 능력, 돌파력, 침투 능력 등 다양한 장점을 갖고 있다"고 높이 평가하며 이란전까지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한국은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에서 카타르(4-1)와 레바논(3-0), 우즈베키스탄(2-2)을 상대로 2승1무를 거두고 A조 선두에 올라 있다.

한국은 이번 이란전을 포함해 5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이 가운데 3경기는 홈에서 치러진다.

이란전은 이번 최종예선에서 가장 큰 고비이자 기회다. 한국은 지금까지 이란 원정에서 단 1승(2무2패)도 따내지 못했다. 이번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8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거머쥘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

최 감독도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면서 이란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번 원정 경기가 월드컵 최종예선의 분수령이 될 것이다"며 "역대 전적도 그렇고 이란 원정은 어렵다. 이번 경기에서는 그동안의 무승 징크스를 반드시 깨고 싶다. 이란에서 첫 원정 승리를 달성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란 원정 경기는 해발 1200m의 고지인 테헤란에서 열린다. 대표팀으로선 부담스럽다.

그러나 최 감독은 "고지대에 너무 민감해 할 필요가 없다. 지금부터 고지대 얘기를 하지 않을 것이고 이란 원정이 어렵다는 얘기도 하지 않을 것이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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