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이름을 내건 골프대회에서 2년 연속 우승을 달성한 최경주(42·SK텔레콤)가 또 한 번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내 걸었다. 이번에는 자서전이다.

최경주는 8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파이낸스센터에서 '코리안 탱크, 최경주-실패가 나를 키운다' 자서전 출판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책 출간 배경과 과정을 소개했다.

수 많은 골프 실전서에 그의 비법이 소개되기는 했지만 자서전 형식으로 출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스로도 자서전을 내기에는 이른 나이라고 말하듯 출간시기와 배경에 많은 관심이 모아졌다.

최경주는 "2006년 한 교회의 목사로부터 출간 제안을 받았지만 고사했다. 책을 낼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메이저대회 우승의 꿈을 이룬 뒤 그것을 바탕으로 책을 쓰고 싶었지만 우승 후 거치는 통과의례는 싫었다"고 출간 이전 많은 고민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다수의 스포츠 스타들은 선수로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이미 자신의 이름을 내건 책 한 권씩을 갖고 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8승에 빛나는 최경주가 번듯한 책 한 권 내지 않았다는 것이 의아할 정도다.

자서전 출간을 한사코 마다하던 그가 마음을 고쳐 먹었다. '우승보다 승리가 더 중요하다'는 그는 누군가와 겨뤄 이기는 것보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승리가 더 값지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출간을 결심한 이유다.

이번에 출간한 최경주 자서전은 태어난 곳과 성장배경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일반적인 형태의 자서전과 궤를 달리한다.

책은 최경주가 올해 마스터스에서 컷 탈락한 충격을 생생히 전하는 것으로 출발해 새로운 도전을 향해 나서는 본인의 의지를 담으며 끝을 맺는다. 성공사례보다는 실패의 경험담을 들려주는 것에 무게가 실렸다. 자서전 부제 '실패가 나를 키운다'와도 부합한다.

최경주는 "인생을 마무리하는 단계에서 쓰곤 하는 자서전과는 다르다. 자서전이라는 표현보다는 인간 최경주가 이제까지 걸어왔던 길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메시지인 것 같다"고 책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많은 젊은이들이 쉽게 포기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자질과 실력은 타고난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드는 것인데 이를 모르는 것 같다. 나의 경험담을 보면서 꿈과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의 바람에 걸맞게 이번 자서전을 통해 얻는 인세는 미래 꿈나무 지원 사업에 전액 기부된다. 최경주는 '꿈의 둥지 건립(Build a dream nest)' 캠페인을 새롭게 시작했다.

'꿈의 둥지'는 골프 연습장과 그립센터, 파3 등의 시설을 갖춘 전문 골프아카데미와 복지관, 체육관 등의 러닝센터가 결합된 복합 문화 교육시설이다. 향후 5년 이내에 건립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책의 인세와 골퍼들의 기부금이 건립기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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