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멀다하고 아이돌 그룹이 쏟아져 나온다. 대중에게 눈도장 한 번 받는 것도 쉽지 않다.

그럼에도 그룹 '빅 스타'는 지난 7월 '핫 보이'로 데뷔하자마자 주목받았다. 작곡가 겸 프로듀서 용감한형제(33)가 프로듀싱한 팀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빅스타에게 용감한형제는 '양날의 검'이다. 인지도는 단숨에 급상승했지만, 그에 따른 부담과 책임이 따라왔다. 무엇보다 남들이 예의주시하는 이들의 숙명과도 같은 안티팬이 들러붙었다. 용감한형제와 작업한 그룹에 대한 비교와 품평이 주를 이뤘다.

빅스타 다섯 멤버들은 당황했고, 주눅까지 들었다. 리더 필독(20·오광석)은 "겉모습과 드러난 사실로만 저희를 판단하는 것이 아쉬웠다"면서도 "처음이라 저희가 부족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고 수용했다.

성학(19·정성학)은 "우리야 더 열심히 연습을 해서 더 잘하면 됐는데 부모님들이 많이 속상해하신 것이 더 안타까웠다"며 "우리 뿐만 아니라 부모님들을 위해서라도 더 잘하는 모습을 보여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빅스타의 첫번째 미니앨범 '블라섬(Blossom)'은 이런 일들을 겪으며 한층 탄탄해진 멤버들의 내공을 전한다. "말이 많아 뭘 그리, 말이 많아 우리 갖고 말이 많아"라는 노랫말이 인상적인 1번 트랙 '셧 업(Shut Up)'이 눈길을 끈다. 안티들에 대한 '감정'을 강한 가사 내용에 솔직하게 담아냈다.

"저희를 미덥지 않게 여기신 분들에게 정면대응을 한다기보다는 더 잘 보이고 싶어 만든 곡이에요. 노랫말은 강할 수 있는데 곡 자체가 세지는 않거든요. 고심을 해서 만든 앨범인 만큼 더 많은 분들에게 사랑을 받고 싶은 마음이 커요."

타이틀곡은 용감한형제가 작사·작곡·편곡을 도맡은 '생각나'다. 용감한형제의 인장과도 같은 감성적인 피아노 선율에 일렉트로닉 비트가 얹혀졌다. 그룹 '일렉트로보이즈' 멤버 차쿤(26)이 랩 메이킹을 맡았다. 감정 전달이 중요한 곡이라 멤버들의 성숙도도 감지된다.

1990년대를 모티브로 삼은 안무와 당시를 반영한 분홍, 초록, 노랑 등 원색 의상도 이색적이다. 필독은 "지금 봐도 촌스럽지 않은 그 때의 선배님들 것을 우리가 재해석하고픈 욕심이 있었다"며 눈을 빛냈다.

본격적인 노래가 시작되기 전 선보이는 각 멤버의 독무를 위해 똑같은 모양의 의상이라도 각자 동작에 맞게 피트를 모두 달리하는 등 매우 세심한 신경을 썼다. "사소한 것까지 우리 의견을 내며 우리 것으로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성학)

"'핫보이'는 처음이라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죠. 이런저런 부족한 부분들이 눈에 많이 띄었습니다. 새 앨범에는 그런 부분을 채워넣으려고 노력했어요. 무대 위에서도 저희의 역동적인 동작을 잘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고민을 많이 했지요." (필독)

'생각나'와 타이틀곡을 두고 경합한 R&B 스타일의 '눈감아' 등 앨범에는 다양한 장르가 실렸다. 리드보컬 래환(20·김래환)은 "안무뿐만 아니라 멤버들의 보컬 등을 어필할 수 있는 곡들도 담았다"면서 "데뷔 싱글이 신나고 발랄했다면 이번 앨범은 그보다 성숙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자신들의 매니지먼트사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이기도 한 용감한형제는 멘토 역을 톡톡히 했다. 데뷔 전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멤버들과 말을 잘 섞지 않던 용감한형제는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 멤버들과 수많은 대화를 나눴다.

지난 추석에는 집이 지방인 멤버들을 자택으로 초대, 음식을 대접하고 함께 영화 '광해'를 관람하기도 했다. "가족 같은 느낌이 들어서 참 좋았다"고 멤버들은 입을 모으며 웃었다.

바람(22·이영준)은 "안티팬들로 인해 힘들 때 용감한형제 프로듀서님이 큰 힘을 주셨다. '내가 빅스타 제6의 멤버다. 너희는 어디가서도 잘 할 애들이니 기죽지 말고 평소 하던대로만 해라'라고. 참 힘이 됐다"며 뿌듯해했다.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에는 빅스타 외에 일렉트로보이즈, 그룹 '브레이브 걸스' 등이 소속됐다. SM·YG·JYP엔터테인먼트 등 3대 가요기획사와 차별점이 있다면?

주드(18·김동현)는 "곡을 만들 때 돈이 들지 않는다"며 웃겼다. 용감한형제를 비롯해 작곡가들이 모인 회사라는 의미다. 멤버들은 "대표님의 꿈이 올해 연말 우리 회사 브랜드 콘서트를 여는 것"이라면서 "우리가 힘이 됐으면 좋겠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강남스타일'로 월드스타로 급부상한 싸이(35)는 현 가요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다. 래환은 "원래 우리 꿈이 미국 진출이었는데 싸이 선배님으로 인해 바뀌었다"고 털어놓았다. "이미 싸이 선배님이 그것을 이뤘기 때문"이다. "우리도 싸이처럼 우리 것을 지켜내자는 포부를 가지게 됐어요. 우리 아시아인들로 우리 음악으로 미국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싸이 선배님이 보여주셨잖아요."

이번 앨범으로 목표하는 바에 대해서는 크게 한 목소리를 냈다. "단순하게 신인상을 받는 것보다 다른 팀들이 침범할 수 없는 우리 만의 자리를 잡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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