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프행의 8부 능선을 넘었지만 롯데 자이언츠 양승호 감독은 여전히 신중했다.

양 감독은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둔 뒤 "3차전도 1차전처럼 생각하겠다"며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았다.

원정 1,2차전을 잡아낸 롯데는 남은 3경기에서 1승만 거두면 플레이오프에 오를 수 있다. 게다가 3,4차전이 홈에서 열려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그럼에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이유는 2010년의 학습효과 때문이다. 당시 롯데는 준플레이오프 1,2차전을 모두 이기고도 거짓말 같은 3연패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상대는 지금 싸우고 있는 두산이었다.

양 감독은 "이런 분위기라면 3차전에서 끝나야 하는데 야구는 감독의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두산에 뒤집힌 기억이 있어서 3차전도 1차전이라고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승리의 히어로는 단연 용덕한이다. 부상당한 강민호를 대신해 포수 마스크를 쓴 용덕한은 1-1로 맞선 9회 결승 솔로포로 친정팀을 울렸다.

"용덕한은 공격력이 떨어지는 수비형 포수인데 가을에는 강한 친구"라며 잔뜩 추켜세운 양 감독은 "용덕한은 말로 어떻게 표현할 수 없는 이쁜 선수"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3차전 용덕한의 선발 출장에 대해서는 "후반에 이기는 상황이 되면 용덕한이 세이브 포수로 나갈 수 있다. 강민호가 부상에서 회복하면 우리팀 에이스는 강민호니 강민호를 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양승호 감독과의 일문일답

- 어제 롯데 야구와 오늘 롯데 야구의 차이는 뭔가.

"그게 롯데 야구 아닌가. 어제 실수를 많이 했는데 오늘은 수비가 잘해줬다."

- 9회 두산의 희생번트를 예상했나.

"자세를 취하기에 수비 시프트를 지시했다. 황재균이 잘했다."

- 유먼은 후반으로 갈수록 공이 좋아졌는데.

"유먼이 미국에서 큰 경기를 해본 적이 없어서 1, 2회에 안 좋았는데 후반으로 가면서 안정을 찾았다. 이원석에게 약해 단기전에서 큰 것을 맞으면 일어날 수 없기 때문에 빨리 교체했다. 김성배를 더 끌고 가려고 했는데 옆구리에 미세한 담 증세가 있어서 최대성으로 교체했다."

-기대하지 않았던 선수들이 홈런을 쳤는데.

"큰 경기에서는 속된 말로 미치는 선수가 있어야 한다. 기대하지 않는 선수가 나와야 성적을 낼 수 있다. 박준서, 용덕한 등 기대하지 않았던 선수가 해줘서 고맙다. 용덕한은 아시다시피 공격력 이 떨어지는 수비형 포수인데 가을에는 강한 친구다. 두산에 있을 때에도 가을에 MVP를 탔을 정도로 강하다. 팀이 어려운 상황이다. 강민호가 내일 진료를 받아야 하는데 눈 상태가 좋지 않다. 용덕한은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이쁜 선수라고 말하고 싶다."

- 3차전에 누가 선발 포수로 나가나.

"강민호의 상태를 봐야 한다. 잘못하면 더 심각해질 수 있으니 내일 다시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후반에 이기는 상황이 되면 용덕한이 세이브 포수로 나갈 수도 있다. 강민호가 부상에서 회복한다면 우리팀 에이스는 강민호니 강민호를 출전시키겠다."

- 조성환 투입 배경은.

"고민 안 한다. 2사 만루면 대타를 썼을 것이다. 앞으로도 조성환을 믿고 투입할 것이다. 전준우의 밸런스가 너무 좋지 않아 걱정이다. 개인훈련을 하는데 타격 컨디션을 조금 봐야 할 것 같다."

- 4차전까지 갈 것 같은가.

"이런 분위기라면 3차전에서 끝나야 하는데 야구는 감독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두산에 뒤집힌 기억이 있어서 3차전도 1차전이라고 생각하고 하겠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