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만나다] 이창구 作

흔히 수묵을 정신적인 매재, 혹은 형이상학적 재료라고 말한다. 이 말은 재료 자체가 특정한 정신성을 보지(保持)하고 있다는 말이 아니라, 그것을 운용하는 사람의 이해와 사고가 그러할 경우에만 비로소 합당한 해석이 될 것이다. 이창구의 작품에 나타난 수묵에 대한 이해와 이의 수용 태도는 수묵이 이미 단순한 표현 재료가 아니라 일정한 정신성을 담보로 한 사변적인 것이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렇듯 수묵으로 구현된 이창구의 그림은 자연의 이미지를 먹과 붓과 마음으로 흩트리면서 새로운 드넓음이 시작된다. 화면 가득히 펼쳐진 어두운 들녘과 교교한 달빛에 흔들리는 잎 새의 떨림은 내밀한 정신의 심연에 빠져들게 한다. 그의 작품들은 그 스스로에게 새로운 예술을 위한 정신세계를 개척해 나가는 한 줄기 빛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약력 = 공주사범대학 및 인천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인천미술대전을 비롯한 각종 공모전 심사위원, 경기미술대전을 비롯한 각종 공모전 및 기획전 운영위원, 공주교육대학교 강사, 연정갤러리 큐레이터, 인천예총예술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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