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만나다] 이세준 作

나는 (내가 느끼는) 이 세계에 대한 인식을 작업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나의 회화 안에는 개인적인 경험을 반영한 다양한 환유의 상징물들과 의미의 추적이 불가능한 모호한 이미지들이 뒤섞여서 동시에 존재 한다. 그것 들은 다양한 관계를 이루며 화면에 배치되고, 각각의 독립된 사건들을 이루는 주체가 되며, 화면 안에는 그러한 사건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나는 캔버스 하나에서 작업을 시작해서 계속 옆이나 위나 아래로 캔버스를 붙이며 화면을 확장해 나간다. 이러한 방법으로 나의 작업은 유기체처럼 스스로를 증식해 나가며, 결국은 한눈에 다 들어오지 않는 모습에까지 도달하게 된다. 작업이 한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점은 태생적으로 불가해를 내제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우리가 우리의 세상을 단편적으로 밖에 이해 할 수 없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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