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만나다] 신흥우 作

내 그림의 주제는 항상 '누구나' 혹은 '아무나'이다. 고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내 그림의 모티브인 셈이다. 때로는 시장어귀의 어느 한 허름한 대포집 에서 본 주름 깊은 나그네의 얼굴일 수 도 있고, 인적 드문 내 작업실 옆길을 깔깔대며 지나가는 해맑은 꼬맹이들의 모습 이기도 하고, 십 여 년 전 에펠탑 앞 기념품 가게주인의 뚱뚱한 모습일 수 도 있고, 찰리 채플린처럼 우스꽝스런 영화 속 인물일 수도,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내 딸의 모습일 수도 있다. 이런 천차만별의 기억의 편린들이 과거와 현재 구분 없이 놀이동산의 열차처럼, 때론 빠르게, 때론 천천히 지나간다.

▶프랑스 파리 8대학 조형 예술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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