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민아트센터, 메타데이터:전복적 사진展

실존하는 현실일까? 현실처럼 '만들어진' 그림일까?

사실(진실)을 담는 사진(寫眞)이 보이지 않는 것을 혹은 보이기 위해 현실처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이달 말까지 우민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메타데이터: 전복적 사진'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디지털 사진을 매체로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작가 7명의 다양한 사진작품이 선보인다. 참여작가는 강홍구, 배찬효, 윤정미, 이형욱, 임선이, 조습, 한성필 작가.

이들은 사진이 '빛으로 그린 그림' 혹은 '사실, 진실을 그리는 것(寫眞)'이라는 관습적 인식을 뒤집고 현실을 거꾸로 바라보게 하는 사진을 통해 작가의 선택, 경험 등에 따라 역사적, 젠더적, 공간적, 상상적 혹은 일상적 세계로 점핑한다.



강홍구 작가는 압축성장만을 고집하는 개발주의에 대해 성찰하게 한다. 2006년 철거에 들어간 은평 뉴타운 지역의 밀어붙이기식 공사와 그로 인해 사라져간 지역의 추억을 대비해 보여준다. 윤정미 작가는 핑크와 블루로 대변되는 여자아이와 남자아이의 각종 소비재들을 한 자리에 모아 보여줌으로써 젠더, 소비주의, 도시, 광고에 대한 이슈를 끄집어낸다.

임선이 작가는 한 장 한 장 겹겹이 쌓아올린 붉은색 평면이 하나의 입체적인 산을 이루는 작품을 내놓았다. 더 정확히 말하면 서울의 중심에 있는 인왕산의 등고선이 프린트된 지도들을 오려내 이를 다시 하나하나 올려 산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사진으로 찍어 평면화했다.

조습 작가는 한국전쟁, 5·16 쿠테타, 물고문 등 한국 현대사의 단면을 현재 시점에 재구성해 조롱하고 풍자하는 사진을 내놓았고, 한성필 작가는 다보탑, 옛 건축물, 서양건물 등 실제의 모습을 찍은 사진과 이를 그린 그림을 서로 교묘하게 연결지어 무엇이 실재이고 무엇이 그림인지 애매모호하게 한다. 그래서 더 작품을 깊숙이 보게 한다.

배찬효 작가의 'Existing in Costume' 연작은 여장 남자가 앵글로색슨의 영국 유학에서 겪는 자아정체성 찾기 과정을 그렸고, '동화Fairy Tale' 연작은 동양/서양, 남자/여자, 약자/강자, 현실/허구, 부르주와/프롤레타리아 등에 관련된 이데올로기가 관습적 이분법을 넘어 현재적임을 확인한다. / 김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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