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광 청주시향 상임지휘자 재위촉 근무평정·교향악축제·교육 '호평'

그는 떨지 않았다. 공연 1시간 전임에도.

지난 1일 저녁 6시30분 청주시립교향악단 정기연주회를 앞두고 유광(56) 청주시립교향악단(이하 '시향') 상임지휘자는 한층 여유고 견고한 모습이었다. 그는 이날 청주시장으로부터 재위촉 임명장을 받았다. 첫 청주출신 지휘자로서 앞으로 2년간 더 시향을 이끌게 됐다.

"참 빨리 지나간 것 같아요. 하지만 우여곡절이 참 많았죠. 35년만에 고향에 왔는데, 오자마자 청주시향의 문제점을 발견해 한달만에 근무평정을 했고, 단원 17명을 가슴아프게 보냈죠. 그 분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있는데 청주시향을 위해서는 피할 수 없는 과정이었어요. 개개인보다는 조화가 중요하니까요."

유 지휘자가 오고 나서 청주시향은 대대적으로 변했다.

혹독한 근무평정을 통해 단원 17명이 떠났고, 23명이 새로 들어왔다. 수석, 부수석 단원도 대부분 바뀌었다. 지난해 여름 5천만원을 넘는 하프를 독지가로부터 기증받았고, 단원별로 악기를 대거 교체하는 등 좋은 소리 만들기에 주력했다. 올 봄 2년만에 참가한 교향악축제에서 찬사를 받으며 실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브런치음악회 첫 시도, 지역소외아동 대상 음악교육 '꿈나무 오케스트라' 진행 등도 눈에 띈다.

"17년간 변화가 없었던 오케스트라였기 때문에 우리 고향사람들을 위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지금은 '오케스트라 소리가 많이 좋아졌다'고 주위에서 많이 얘기해줘서 기쁘고, 단원들 복지도 많이 좋아졌어요. 이제는 청주시민들에게 좋은 소리로 보답해야죠. 앞으로도 계속 변화할 겁니다."

청주시립예술단 첫 외국인 단원 채용도 새로운 변화다.

"호른, 금관악기 등은 우리나라 사람으로 해결이 안되는 경우가 있는데 팀파니 연주자로 러시아출신 카루신을 1년전 채용했어요. 정단원으로. 모스크바 음악원 출신으로 실력가에요."

지난해 10월부터 베토벤시리즈를 이끌어온 유 지휘자는 이날 7번째 연주를 소화했다. 전체 9개 베토벤시리즈중 연말 송년음악회때 가장 큰 곡인 나인심포니를 연주하고 내년 2월에 마침표를 찍을 예정이다. / 김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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