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 정문섭 논설위원

지난 10월말 중국 공산당 총서기가 된 시진핑(習近平·59)이 오는 2013년 3월 13억 중국의 리더인 국가주석에 오른다.

덩샤오핑-장쩌진-후진타오에 이어 중국을 이끌어갈 미래권력 시진핑. 그의 역할과 행동에 따라 향후 한국경제와 한반도 정세는 절대적인 영향권으로 진입한다.

시진핑은 일 처리에서 '완벽함'보다는 '노력'을 더 중시하는 스타일이다. 중국의 역사적 인물 중 유방, 유비 등을 특히 좋아하는 그는 자신의 능력보다 주위 사람을 잘 다루는 인화술로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문화대혁명이 일어나기까지 시진핑은 유복한 당 간부의 아들이었다. 아버지 시중쉰은 국무원 부총리까지 지낸 중국 공산당 고위 간부였으나 마오쩌둥과 류사오치의 권력투쟁 과정에서 실각했다. 아버지가 반당 분자로 몰려 몰락하자, 그는 시골로 낙향한다.

15세에 반동분자로 몰려 '샨시'라는 벽촌으로 추방당한 그는 22세가 될 때까지 뼈를 깎는 고난의 세월을 겪는다. '샨시'에서의 생활을 통해 그는 몸과 마음이 모두 성장하였으며, 특히 세 가지를 배웠다.

하나는 현장에서 사실을 파악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스스로 자신감을 갖는 것, 그리고 7년에 걸친 삶에서 직면한 어려움들을 슬기롭게 극복하면서 도전정신을 배웠다고 한다.

시진핑의 삶을 다룬 '시진핑 평전'의 저자, 소마 마사루는 일본사람이다. 베이징대학에서 유학 후 중국, 홍콩, 대만 등지에서 신문기자로 활동한 그는 미국 조지타운대학 및 하버드대학에서 공부한 뒤, 저널리스트로서 왕성한 활동을 했다. 그는 이 책에서 시진핑이 어려운 환경에서 시작해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중국공산당의 황태자가 되기까지의 드라마틱한 인생역정을 담았다.

'무릇 국가는 사람을 근본으로 삼고, 민생을 중시해야 한다.'

'시진핑은 고생하며 검소하게 생활하였다. 그는 매일 일하고, 깊은 밤까지 공부하였으며 좀처럼 특별대접을 받으려 하지 않았다.'

'그는 베이징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변두리 지역의 기층에서부터 출발해 오랜 세월 동안 단련하였다. 그렇게 한 계단 한 계단 위로 올라가면서 풍부한 경험을 쌓아 마침내 큰 그릇이 되었다.'

시진핑의 인물됨을 엿볼 수 있게 하는 편린(片鱗)들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시진핑이 어떻게 중국 최고의 권력자에 올랐는지를 비교적 개관적인 시각으로 그리면서 앞으로 다가올 시진핑 국가주석 체제를 예측하고 있다.

시진핑은 겉은 부드럽고 속은 엄격하다. 온화한 성격이지만, 절대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고 한다.

그는 지방에서 오랜 동안 실제적인 경험을 쌓았다. 시진핑은 다양한 업무를 처리하면서 중앙의 정보를 입수하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는 이렇게 정치적 균형감각을 키워왔다.

한국은 시진핑 시대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다행히도 그는 지한파다. 그와 자웅을 겨뤘던 상무부총리 리거창(57)을 비롯해 중국의 최고지도부인 차기당정치국 상무위원들도 모두 지한파들이다.

그럼에도 시진핑은 '인민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라는 사상아래, 중국 내 소수민족을 탄압하고 있으며 호시탐탐 티베트 등지를 통합시키기 위한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이웃한 한국은 중국의 변화의 절대적 영향권에 들어가게 된다. 우리가 중국과 시진핑의 행보를 주목해야 하는 진짜 이유다.

중국이 세계의 주요 경제국이 된 대한민국에 다가설 것이란 낙관적 전망도 있다.

그러나 이에 못지않게 북한과 중국의 우호적 관계가 더욱 깊어가고 있다는 현실도 냉정하게 분석하고, 차분하게 준비해야 할 때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