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대 연영과 '충북연극발전' 세미나

「청주에서 하면 지역연극, 서울서 하면 서울연극?」. 문화의 서울집중 현상에 따른 지역적 자생력 퇴색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역연극의 정체성을 질문하고 활성화를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지난 15일부터 오는 12월 29일까지 창과 20주년 기념축제를 열고있는 청주대 연극영화학과가 지난 17일 「충북연극의 발전 방향」 학술제를 가졌던 것. 이날 세미나는 최근 「충북연극사」를 발간한 이창구 교수(청주대 연영과)의 발제에 이어 조병진 연영과 학과장을 비롯, 장남수 충북예총 회장, 이윤혁 충북연극협회 회장 등이 질의에 답변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우선 엄격한 학문적 개념규정 없이 사용되는 「지역연극」에 대한 정체성을 놓고 토론이 전개됐다. 조병진교수는 『미국의 경우 40~50년대 브로드웨이가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위기의식을 갖게된 연극인에 의해 「Regional Theatre」가 태동했다』면서 『이는 「반(anti) 브로드웨이」와 공공의 목적지향성, 특성화 등의 개념을 가졌던데 비해 우리는 「서울 외 연극」이라는 뜻으로 「지역연극」「지방연극」이 혼용되고 있다』고 정리했다.
 이윤혁 회장은 『지역연극은 지역별로 다른 삶의 방식, 정서 , 양식이 수용되는 고유한 형태로써 존재해야 한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서울 지역연극」「충북지역연극」이 구분돼야 하지만 현재의 획일적인 문화환경에서는 고유한 정서를 끌어내서 새로운 것을 개발하는 다양한 문화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아쉬움을 피력했다.
 이어서 지역연극 활성화의 당위성에 대한 공감을 바탕으로 지역연극 침체에 대한 원인분석과 대안모색도 이루어졌다. 이윤혁 회장은 침체의 첫번째 원인으로 상업적 취약성을 들고 『자본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관객감소와 작품 질 저하, 인력 양성 미흡 등의 악순환 고리를 끊지 못한다』고 단언했다. 이와 관련, 자본과 행위자, 관객의 문제들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밝힌 이회장은 특히 『90년대 중반 이후 감소된 관객을 극장으로 끌어오기 위해 연극인들이 얼마나 자구노력을 해왔던가 반성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조병진교수는 『문화는 중심과 주변문화가 서로 자극과 충격을 주면서 발전하는 것인데 우리의 경우 주변문화를 저급한 것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하고 『예술의 사회적 기능에 대한 인식전환을 바탕으로 지역연극을 활성화시키려는 문화정책의 뒷받침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창구 교수도 『지역사회를 위한 예술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역 예술인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공공의 지원이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역연극의 육성을 위해 대학연극과의 원활한 관계설정도 강조됐다. 장남수 회장은 『대학에서 전문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지역연극을 많이 관람하고 대화를 나눔으로써 지역연극은 발전될 수 있다』고 현장에서의 만남을 당부했으며, 이창구교수는 『대학의 연극영화학과는 지역연극을 활성화시키는데 필수적 조건』이라면서 『각 시·도 단위에 연영과가 만들어져 이들 인력들이 지역의 문화예술 발전을 이끌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정책적 배려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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