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명칭 주민공청회 실시 … 의견 엇갈려

 세종시 조치원역의 명칭 변경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역사 명칭 변경에 대한 주민 찬반 의견이 제기됐다.

 세종시는 20일 오후 세종시민회관에서 토론자, 주민대표, 공무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조치원역 명칭 관련 주민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첫번째 토론자로 나선 한상운 조치원신협 이사장은 "조치원역은 일제시대 역으로 교통의 요충지였으며 지리적으로도 역사가 있는 역이다. 특히 중부권 물류의 중심지역할을 한 것은 물론 철도역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그러나 지금은 세종시가 생기고 인근 KTX와 연계, 세종시 발전을 추구해야하는 만큼 위상에 걸맞게 세종역으로 변경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임영수 연기군향토박물관 관장은 조치원역 명칭의 존치를 강조했다. 임 관장은 "조치원이란 이름은 역 이름이 먼저 생기고 난 이후 조치원이란 지명이 생긴 것"이라며 "과거 늪지대였던 곳에 새들이 많아 새가 많은 하천이라는 이름, 즉 조천(鳥川)이던 것이 일본식 발음이라는 것 때문에 조치원으로 바뀌었다"고 역사성을 설명했다. 그는 고유 명칭의 역사성과 조치원의 상징성을 볼때 역명을 존치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토론자로 나선 김형일 세종시청 주무관은 "고려말에 형성된 조치원은 189년 고종시대 연기현으로, 1917년 조치원면에서 1931년 다시 연기군으로 변화과정을 거쳤다"고 말했다. 그는 조치원역을 성명학적으로 풀이하면 "조치원의 이름(鳥)은 목(木)의 기운, 세종은 금(金)의 기운이 강하다. 따라서 좁은 의미에서는 조치원이, 넓은 의미에서는 세종이 좋은 이름"이라고 장단점을 분석했다.

 김용대 조치원재래시장상인회 회장은 "조치원역의 역사성이 중요하고, 재래시장 상인들 중에서도 명칭 변경에 대한 찬반 의견이 분분하다"며 "상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세종역으로 변경하자는 여론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강태흔 전 공직자윤리위원은 "우리의 전통과 역사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역의 미래를 생각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중앙부처가 이전하고 조치원이 세종시로 다시 태어난 상황에서 미래 발전을 위해서는 세종역으로 명칭을 변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강 위원은 "조치원역에서 부산까지 가는 새마을호 열차가 없고, 조치원에서 세종시까지 가는 직행 시외버스도 없다"며 조치원에서 세종까지의 교통수단을 강화해 중앙부처 공무원들이 조치원역을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방청석 토론회에서 일부 주민들은 세종시 출범과 동시에 조치원역도 세종역으로 바꿨어야 한다며 세종역 변경안에 찬성했다.

 한 주민은 "과거에는 조치원역이 충청북도의 관문역이었으나, 고속도로 개통으로 쇠락의 길을 걸었다"며 "그동안 조치원역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 이제는 미래 발전 차원에서도 세종역으로 변경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세종시 균형발전위원회가 주민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기존 조치원역 보다 세종역으로 변경하는 것에 대해 80∼90%가 찬성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세종시는 이날 공청회 결과와 주민의견 수렴 과정을 거친 후 내달 초 시정조정위원회에서 검토, 명칭 변경시에는 철도공사에 명칭 변경을 요청할 방침이다. 박상연/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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