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홍양희 충북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장

이탈리아 북부 볼로냐주의 주도인 볼로냐는 로마에서 오는 기차노선의 분기점으로, 동으로 베네치아를 거쳐 독일과 오스트리아, 서쪽의 밀라노를 거쳐 프랑스, 스위스와 연결되는 Y자형 교통의 핵심도시이다.

중세 이래 학문과 예술의 중심지로 유명한 볼로냐는 인구 42만의 중소 도시로 유럽 최초의 대학인 볼로냐 대학을 중심으로 교육도시인 동시에 교회와 각종 문화유산이 남아있는 문화도시이기도 하다.

세계적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전시사업을 경제난국을 해결하기 위한 주요 모델로 제시되고 있는 가운데, 볼로냐는 지리적 이점과 특화산업을 활용하여 세계적 규모의 전시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있으며 그중 하나가 국제 농기계전시회다.

이탈리아는 보통 문화, 예술, 관광 등이 발전한 곳으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데, 농기계전시회가 각광받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모르는 이가 많고 다소 엉뚱해지기까지 하다. 하지만 프랑스, 독일과 함께 세계 3대 메이저 농기계 전시회 중 하나인 볼로냐 국제 농기계전시회는 해를 거듭할수록 많은 관심과 참여가 집중되고 있다.

충청북도가 추진하고 있는 옥천전략산업클러스터사업 추진을 위해 지난 11월 7일 볼로냐에서 개최된 에이마 인터네셔널(EIMA International) 국제 농기계전시회에 클러스터 회원사들의 유럽시장진출을 도모하고자 참가한 바 있다. 농기계산업의 국내 수요가 포화상태에 이르러 해외시장 확보가 중요한 시점에서 전세계적으로 관심을 모으고 정기적으로 개최되는 이번 농기계 해외시장 진출은 큰 의미가 있다.

전시산업은 많은 이익창출과 함께 관광, 문화 활성화에 기여하는 산업이다. 해외의 많은 기업과 방문객으로 개최지 인근의 숙박, 교통 등의 산업이 발전하며 그 지역의 문화를 알리고 국가와 지역브랜드를 제고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이러한 이점 때문에 많은 국가들이 기계, 전자, 의료, 화장품분야 등 다양한 산업부문과 연계하여 전시산업을 활성화 하고 있다.

선진국 전시산업 성공요인의 공통점을 짚어보면 도시마다의 역사 문화적 전통과 지리적 특성을 최대한 활용함과 동시에 전시회 자체가 역사가 됨으로써 도시 브랜드화는 물론 예측이 가능할 수 있는 전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교통과 함께 숙박, 관광이 연계되고, 수많은 기업과 이해관계인들의 자발적 참여로 전시회가 축제의 장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아쉽게도 충북은 국토의 중심에 있고 역사문화적 전통과 함께 항공, 철도 등 교통의 요충지라는 이점에 있음에도 아직 컨벤션시설이 없어 특화산업과 관련한 국내외 홍보와 네트워크의 장을 만들어내기 쉽지 않고, 해외 기관 및 기업을 유치할 수 있는 기회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격년으로 개최되는 바이오코리아, 2013년 오송 화장품뷰티박람회, 2015년 괴산 세계유기농엑스포 등 굵직한 국제 박람회가 개최될 예정이지만 상설전시장이 없고 자칫 일회성으로 끝날 우려가 있어 전시산업이 황금알을 낳음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으로 남고 있다.

KTX의 영호남 중간 연결점과 세종시와 인접한 점, 국가 바이오산업의 첨병역할을 하는 지구지정과 함께 수도권과 인접한 이점, 그리고 청주공항을 활용한다면 도내 전시컨벤션 산업은 향후 산업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임이 자명하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해외시장 개척이라는 중요한 과제 앞에서 많은 전시회에 참가하여 제품 홍보와 함께 바이어를 발굴하는 것 역시 중요할 수 있다. 이와 동시에 국제적 전시회를 개최하여 충북을 알리고 지역 이점을 최대한 살려 많은 해외 기관, 기업, 관람객이 충북을 찾고, 산업발전의 기틀을 이루는데 있어 전시사업은 반드시 필요하다.

반드시 필요하다면 실행정책으로 살려야 할 것이고 행·재정상의 낭비는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대선을 앞두고 충북의 미래 청사진 제시에 있어 우리 지역이 국가 전략산업의 요충지라는 지리적 이점을 살려 전시산업 등 미래 부가가치 창출 산업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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