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대선을 일주일 앞두고 쫒고 쫒기는 박빙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보이는 박 후보는 지지율 1위 '굳히기'에 주력하는 반면, '추격자' 입장인 문 후보는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일주일이 대권을 잡을 수 있는 마지막 기로라는 점에서 양측은 사활을 걸다시피하고 있는 것이다.

◇朴 '안철수 효과' 차단 주력…'역네거티브' 공세 강화

새누리당은 문 후보와 안 전 후보와의 '단일화 효과'를 차단하는 동시에 '새정치'를 실현할 사람이 박 후보라는 점을 부각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여의도연구소 권영진 상근부소장은 "현재까지는 안 전 후보의 등장이 여론에 크게 영향을 주고 있지 않다고 볼 수 있다"면서 "후보의 지지여부를 떠나 박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고 예측하는 국민들이 압도적으로 많다"고 밝혔다.

안형환 대변인도 "'안철수 현상'에서 비롯된 국민의 열망과 새정치는 새누리당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국회의원 연금폐지, 세비축소 등을 약속했다.

새누리당은 문 후보와의 오차범위 내 격차를 벌리기 위해서는 부동층을 흡수하는 게 급선무라고 보고 있다. 특히 아직 지지 후보를 정하지 않은 대졸 이상 수도권 거주민들의 표심이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고 수도권 유세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수도권 투표율 1%가 부산의 5%와 맞먹는 상황에서 결국 막판 유세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참여정부 실정론'에 초점을 맞춰 문 후보를 공격하고, 검증되지 않은 의혹에 대해서는 네거티브를 최대한 자제하기로 했다. 대신 상대의 네거티브 공격에 적극 방어하는 형태를 취하면서 역공격하는 '역네거티브'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문 후보를 '정통 민주당의 가면을 쓴 핵심 열린우리당원', '실패한 친노 정권의 권력을 여한 없이 누린 황태자' 등으로 폄훼하면서 '문재인=노무현' 프레임을 부각시켰다.

이 원내대표는 "문 후보의 당선은 대한민국을 10년 전으로 되돌리는 셈이 된다. 품격 없는 지도층이 등장하고 신뢰가 사라진 국민갈등 조장의 시대가 다시 열릴 수 있다"면서 "문 후보의 새정치는 결국 노무현의 구 정책을 구현하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박선규 대변인도 "문 후보는 참여정부가 5년 전 심판을 받은 정부라고 했다. 인정한다"면서도 "그때 정부를 망치고 국민을 힘들게 했던 분들이 5년 뒤 그대로 다시 나와 나라를 또 망치려 하는 것이기에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라고 참여정부 실정 책임론을 거듭 제기했다.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은 지난 10일 "사실에 근거한 검증은 있을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새누리당은 절대 근거 없는 흑색선전을 하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도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민주당 측이 제기한 박근혜 후보의 TV토론 커닝 의혹이나 국정원 여론조사 조작 의혹에 대해서는 "흑색선전과 시위, 실성에 가까운 대선", "김대업 사건 이우 최대의 정치공작"이라는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네거티브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네거티브를 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민주당을 겨냥한 네거티브는 강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귀띔했다.

◇文, 2030 투표율 관건…安 대학가 돌며 투표 호소

문재인 후보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후보에게 오차범위 내에서 계속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자 막판 총력전을 펴고 있다.

그러나 선거를 일주일 앞둔 상황에서 쓸 카드가 많지 않다는 게 캠프의 고민이다. 당초 안철수 전 후보가 문 후보 지원에 나서면서 지지율이 오를 것으로 기대했으나, 생각만큼 '바람'이 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당내에서도 '안철수 효과'가 이미 지지율에 반영됐다고 보는 분위기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초 안 전 후보의 지지율이 30%대였는데 이중 60% 이상이 우리 쪽으로 오고, 25%가 새누리당으로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10~13%를 부동표로 보는데 이 표가 전부 우리 쪽으로 넘어온다고 해도 전체 지지율은 4% 오르는 데 그칠 것"이면서 "안철수 효과는 이미 지지율에 반영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안 전 후보가 보다 더 적극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안 전 후보와 문 후보가 따로 유세를 하다 보니 방송에서는 박근혜 후보와의 '균형'을 맞추느라 안 전 후보의 보도를 잘 다루지 않는 경향이 있다"면서 "문 후보와 안 전 후보가 공동유세를 펼쳐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 후보 캠프는 중도층 결집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김덕룡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상임의장, 정운찬 전 총리 등 이명박 정부에 몸담았던 인사들을 포섭한 것도 중도층을 겨냥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네거티브 전략도 지지율 반전 카드 중 하나다. 민주당은 11일 박근혜 후보가 지난 TV토론에서 '아이패드'를 지참해 '반칙'을 했다며 파상공세를 펼쳤다. 12일에는 국가정보원의 인터넷 댓글 여론조작 및 선거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박 후보를 압박했다.

그러나 네거티브를 강화할 경우 자칫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선거가 네거티브 전으로 치닫게 되면 '착한 이미지'의 문 후보가 불리할 수밖에 없다"면서 "박 후보는 이미 나올만한 의혹이 모두 나온 상태여서 네거티브 건수도 많지 않다"고 토로했다.

문 후보 캠프는 투표율 상승에 마지막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일반적으로 투표율이 65% 이하이면 박 후보가, 70%를 넘으면 문 후보가 유리하다는 분석이 많다.

특히 문 후보 캠프는 2030세대의 투표율을 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20대 청년층은 16대와 17대 대선에서 각각 56.5%와 46.6%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를 전체 투표율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게 문 후보 캠프의 목표다. 안 전 후보가 최근 대학가를 돌며 젊은층의 투표 참여를 촉구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지율이 열세인 상황에서도 문 후보 캠프는 선거 결과를 낙관하는 분위기다. 캠프 좌장격인 정세균 상임고문은 지난 10일 "오늘 TV 토론을 기점으로 2~3일 내에 지지율이 '골든크로스'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골든크로스는 주가를 예측하는 지표 중 하나로, 증시에서 주가 상승의 신호로 해석된다.

김부겸 선대본부장도 "지지율 추이를 보면 문 후보가 박 후보에게 7~8%포인트 정도 뒤지다가 3~4%포인트까지 좁혀졌다"면서 "현재의 상승 속도로 볼 때 13~14일이면 박 후보를 추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로선 투표율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 최고의 선거전략"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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