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시가지 투표독려 물결 … 시민도 자발 참여

청주시내가 때 아닌 투표독려 현수막으로 컬러 물결을 이루고 있다. 여야가 경쟁적으로 투표독려 현수막을 게시하면서 유불리를 둘러싼 해석도 엇갈리고 있다.

전체적인 투표율 상승이 민주통합당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충북에서는 높은 투표율이 새누리당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여야 모두 현수막 게시에 경쟁적으로 뛰어들면서 청주시내 큰 도로변은 노란색과 빨간색 현수막이 넘쳐나고 있다.

가장 먼저 투표독려 현수막 게시를 시작한 쪽은 민주통합당이었다. 민주통합당 소속 청주시회 의원 일부가 지난 7일부터 민주통합당을 상징하는 노란색 바탕의 투표독려 현수막을 게시하자, 이를 둘러싸고 선거법 위반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선관위에서 투표참여 독려 현수막은 누구나 개수에 상관없이 게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시의원에서 시작된 현수막 게시 붐은 국회의원과 도의원까지 확산되기에 이른다.

새누리당이 가세한 것은 지난 9일. 새누리당은 시의원, 도의원, 국회의원들이 일제히 현수막을 내걸며 투표참여를 호소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여야 정치권의 경쟁적인 현수막 게시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았다. 국회의원과 지방의원들이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는 비난도 나왔다.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한 것은 12일부터다. 청주시내에서 공단오거리 방향을 시작으로 시민들의 자발적 현수막이 걸리기 시작했다. 투표 참여를 호소하는 내용이 기발하고 창의적이어서 눈길을 끌기 시작했다.

"밥보다 투표가 먼저다"라며 외치는가 하면 "추운 겨울 만주벌판에서 독립운동도 했는데 겨우 투표쯤이야?"라고 강조하기도 한다.

또 다른 유권자는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미래를 물려주기 위해 투표한다"고 적었고, "등록금 걱정없이 맘껏 공부하기 위해 투표합니다"라고 적은 학생도 있었다. "투표 안하면 사람이 아니무니다"라며 개그프로그램의 유행어를 차용한 경우도 눈에 띈다.

투표참여를 독려한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각각의 현수막들은 바탕색을 노란색이나 빨간색으로 통일하면서 지지정당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민주당 지지 성향의 일반인들에서 비롯된 현수막 붐은 16일 새누리당에서도 가세하며 물량 공세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현수막 게시 붐에 대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입장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새누리당 충북도당 이규석 사무처장은 "순수성이 떨어진다. 특정 정당의 색깔을 나타낸 현수막 게시는 개선돼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반면 민주통합당 충북도당 권기석 사무처장은 시민들의 자발적 현수막 게시가 "20대와 30대의 투표율을 높이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 김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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