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매일 2012 충북 문화예술계 5대 뉴스

올 한해 충북 문화예술계는 다사다난했다.

특히 갈등과 반목, 시비가 많았다. 새해 벽두부터 청주미술협회 회장 선출이 부정선거 논란에 휘말려 미술협회 회원들간 소통이 막혔고, 4월에는 충북예총이 충북문화재단의 편향적 기금 지원을 문제삼으면서 한달여간 갈등을 빚기도 했다.

여름에는 청원군 문화예술의거리 사업의 표절공방으로 예술계가 재심사 등을 요구하며 뜨거운 여름을 보내야 했다.

전국연극제에서는 3년 연속 고배를 마셨고, 무심갤러리, 스페이스몸미술관 등 사설갤러리들의 전시일정이 거의 없어 부진한 한 해를 보냈다.

지역문인들의 43년 사랑방이었던 청주 향토서점 일선문고가 부도처리돼 문을 닫아 지역민들을 안타깝게 하기도 했다.

반면, 성과로는 옛 충북도지사 관사가 '충북문화관'으로 다시 태어난 점, 그동안 실력부족으로 참가하지 못했던 교향악축제에 청주시립교향악단이 참가해 극찬을 받은 점 등이 꼽힌다.

청주태생 무용수 송범 선생 추모공연, 청원출생 신동문 시인 시비(詩碑) 건립, 옥천출신 동요작가 정순철 노래비 건립 등 추모사업도 잇따랐다.

또, 국립현대미술관 수장고 유치(1월), 청주의 7번째 극단 '극단 떼아뜨르 청주' 창단(6월), 이창수 서양화가의 청주지역 문화예술잡지 '시방ART' 창간(3월) 등도 지역문화 토양에 힘을 불어넣었다.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의견을 반영해 올해 충북 문화예술계 5대 뉴스를 선정해봤다. / 편집자



1. 충북문화재단 - 충북예총 갈등

올 4월, 충북문화재단과 충북예총의 갈등은 심사 불공정성에서 시작됐다. 충북예총은 지역협력형 사업(6억8천만원)의 기금지원을 놓고 "특정 단체에 편중 지원됐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예총은 '진상조사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한달간 1인시위, 결의대회, 기자회견을 이어갔다.

특히 예총 회원 300여명이 청주상당공원에 모여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머리에 띠를 두르고 근조 현수막을 내거는 등 반발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예술계의 비방과 갈등, 예총 위상 추락 등 실망을 안겨주기도 했다. 이후 문화재단은 외부심사위원 강화 등 공정심사를 약속했다.



2. '문화예술의거리' 공모 표절 논란

청원군 문의면 청남대 일대에 조형물 20여개를 세우는 '문화예술의 거리' 공모사업에서 일부작품에 표절의혹이 제기돼 5개월간 뜨거운 공방을 벌였다. 혈세 4억8천만원의 지자체 공모사업이고 지역 관광명소에 영구적으로 설치된다는 점 등에서 반발이 더 컸다.

예술계는 "표절은 범죄다"라는 인식을 공유하면서 공동대책위원회 구성, 각종 성명서 발표, 청원군수 항의방문, 공개토론회 등을 통해 사업취소를 촉구했다.

하지만 예술계의 지속적 지적에도 불구하고 눈과 귀를 닫는 후진 예술행정을 보여준 사례였다. 표절 근절 및 감시 분위기는 확산됐다.



3. 청주미술협회장 부정선거 논란

올 1월 28일 치러진 제17대 청주미술협회 회장 선거는 '부정선거'라는 오명을 안았다. 2파전의 선거에서 불과 '2표'의 차이로 당선된데다가 그동안 추대형식으로 진행되다가 12년만에 치러진 선거였기 때문이다.

청주미협 일부 회원들은 투명하지 못한 선거과정을 문제삼으면서 "A회원은 선거인명부에 이름이 두 번 기재됐고, B회원은 청주미협회원이 아닌데도 투표를 하는 등 장백순 후보를 밀고 있는 임원 및 선관위원들이 편법으로 투표를 진행한 정황이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학맥, 인맥, 파벌이 만연한 미술계의 속내를 드러낸 사건이었다.



4. 도지사 관사 '충북문화관' 새단장

73년 역사의 충북도지사 관사(청주시 상당구 수동 36-3)가 도민들의 문화공간으로 탈바꿈돼 예술계는 물론 도민들이 환영했다.

지난 9월 6일 개관한 '충북문화관'은 구관(등록문화재 353호)이 도내 12개 시군을 대표하는 문인들의 작품세계를 보여주는 '문학작품전시관'(면적 175㎡)과 북카페로 꾸며 졌다. 신관은 1~2층 전시공간으로 태어났고, 8천여㎡의 야외정원에는 무대가 설치돼 음악회, 강연회 등을 열고 있다.

개관이후 1만1천100명이 다녀갔고, 전시 11회 등이 열렸다. 이시종 지사의 공약으로 '한국판 몽마르뜨 언덕'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5. 청주시립예술단 잇단 '해외러브콜'

올해는 청주시립예술단의 발전이 돋보인 한 해였다.

먼저, 그동안 실력부족으로 참가하지 못했던 교향악축제에 청주시립교향악단이 혹독한 연습과 대대적 단원 보강을 통해 실력을 쌓아 지난 4월 참가해 극찬을 받았다.

국악단은 청주를 소재로 한 국악창작곡을 담은 CD음반을 제작해 해외수출을 앞두고 있고, 무용단은 잇단 해외 러브콜을 받아 중국, 일본 등에서 한국 전통 춤사위를 선보였다. 3월 브런치 음악회 시도, 9월 매주 화요일 밤 야외 무용공연 등도 호응을 이끌어냈다.

또, 올해 1월부터 도입한 공연 유료화가 정착하면서 공연문화 수준을 높였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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