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계는 올해도 가파르게 성장했다. 지난해보다 25% 늘어난 250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추세대로라면 2013년에는 3000억원 시대가 열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대작 라이선스 뮤지컬과 대형 창작 뮤지컬의 라인업을 살피면 헛되지 만은 않다.

◇신작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

올해 5개월간 평균 객석점유율 96%를 기록한 내한공연 '위키드'(설앤컴퍼니)가 뮤지컬 돌풍을 주도했으나 김준수의 '엘리자벳'(EMK뮤지컬컴퍼니), 정성화의 '라카지'(악어컴퍼니·PMC프러덕션·CJ E&M 공연사업부문)와 '레 미제라블'(레미제라블 코리아) 등 라이선스 뮤지컬도 그 공이 적지 않았다. 내년 역시 외국에서 작품성을 검증받은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이 잇따른다.

뮤지컬 '레베카'(1~3월 LG아트센터·EMK뮤지컬컴퍼니)가 시작을 알린다. 1938년 영국 소설가 겸 극작가 대프니 듀 모리에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이 원작이다. 1940년 스릴러의 거장 앨프리드 히치콕이 영화로 재탄생시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받았다. 국내에서도 히트한 뮤지컬 '엘리자벳', '모차르트!'의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와 극작가 미하엘 쿤체의 또 다른 합작품이다. 특히 공연의 마지막 부분 불타는 저택 장면이 기대를 모은다. 유준상 류정한 오만석 옥주현 등 뮤지컬스타들이 총출동한다.

데미 무어와 패트릭 스웨이즈 주연의 할리우드 판타지 멜로 영화 '사랑과 영혼'(1990)이 바탕인 뮤지컬 '고스트'(11월~ 디큐브아트센터·신시컴퍼니)도 기대작이다. 죽어서도 연인의 곁을 지키는 영혼의 모습을 LED 영상과 첨단 멀티미디어, 마술 등으로 표현하는 등 특수효과가 일품이라는 평이다.

프랑스 혁명 당시 활약한 영웅들을 다룬 '스칼렛 핌퍼넬'(7~9월 LG아트센터·CJ E&M 공연사업부문), 1930년대 미국에 실존한 2인조 갱 보니와 클라이드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보니 앤 클라이드'(9월~ 충무아트홀·CJ E&M 공연사업부문) 등 '지킬 앤 하이드'로 유명한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 혼의 두 작품도 주목할 만하다.

미국 월트 디즈니 채널의 TV용 뮤지컬 영화로 교내 뮤지컬 캐스팅을 둘러싼 10대들의 성장기인 '하이스쿨 뮤지컬'(7~9월 블루스퀘어)도 기대를 모은다.

27년 만에 한국어 라이선스로 공연되고 있는 뮤지컬 '레 미제라블'(레미제라블코리아)은 지난달 용인에서 첫선을 보였다. 정성화 박지연 등 배우들의 호연으로 대구와 부산 등을 돈 뒤 내년 4월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입성, 오프 런한다.

이밖에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의 명콤비인 영국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64)와 작가 팀 라이스(78)의 뮤지컬 '요셉 어메이징 테크니컬러 드림코트'(2~4월 샤롯데시어터), 이집트의 마지막 여왕 클레오파트라의 삶을 다룬 프랑스 뮤지컬 '클레오파트라'(7월~ 대학로뮤지컬센터·티스페이스컴퍼니)도 관심을 끈다.

◇탄탄한 작품성이 기대되는 창작뮤지컬

올해는 라이선스 뮤지컬에 비해 창작뮤지컬이 부진했다. 그러나 2013년에는 다양한 소재의 신작들이 눈길을 끈다. 패티 김 주연의 1966년 국산 첫 동명 창작뮤지컬을 리메이크한 '살짜기 옵서예'(2~3월 예술의전당·CJ E&M 공연사업부문)가 가장 기대를 모은다. 예술의전당 25주년 기념작이자 CJ토월극장 개관작으로 17년 만에 다시 공연한다. 한국 전통예술의 국제화를 목적으로 창단된 예그린 악단이 고전소설 '배비장전'을 김영수 극본·최창권 작곡으로 옮긴 이 작품은 죽은 아내와 정절을 약속한 '배 비장'과 기생 '애랑' 간의 사랑을 그린다. 한국뮤지컬협회는 이 뮤지컬의 초연일인 10월26일을 기념, '뮤지컬의 날'을 정하기도 했다. 김선영, 최재웅, 홍광호 등 실력파 배우들이 나온다.

7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끌어모으며 복고 열풍을 일으킨 동명 영화를 뮤지컬로 옮긴 '써니'(하반기 CJ토월극장·CJ E&M 공연사업부문)도 이미 눈도장을 찍었다. 1980년대 유행한 팝을 다시 들려주며 향수를 자극할 예정이다. 역시 영화를 바탕으로 한 '친구'(7월 부산국제영화제 영화의전당·비오엠코리아)도 관심을 끈다. 부산을 배경으로 네 친구의 우정과 갈등을 다룬 유오성 장동건 주연의 '친구'는 개봉 당시 818만명을 모으며 "니가 가라 하와이" "고마해라 마이 묵었다 아이가" 등의 유행어도 냈다. 2009년에는 탤런트 현빈·김민준이 주연을 맡아 동명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했다. 영화와 드라마를 연출한 곽경택 감독이 뮤지컬에 예술감독으로 참여한다.

지난 8월 제1회 서울뮤지컬페스티벌의 '예그린 앙코르 쇼케이스'에서 최우수작으로 뽑힌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1월 충무아트홀·극단 연우무대)는 신선함으로 관심을 사고 있다. 6·25 동란을 배경으로 무인도에 표류하게 된 남북의 군이 서로 믿음을 쌓아가는 과정을 따뜻하게 전한다.

프랑스 작가 모리스 르블랑의 추리소설 '괴도신사 아르센 뤼팽(Arsène Lupin, Gentleman Cambrioleur)'을 바탕으로 한 창작뮤지컬 '아르센 루팡'(2~5월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PMC프러덕션 인터파크씨어터), 영화 '왕의 남자'로도 옮겨진 연극 '이(爾)'를 각색한 뮤지컬 '왕의 남자'(6~7월 유니버설 아트센터·SPT 컴퍼니), '김수현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드라마의 원작소설이 바탕인 '해를 품은 달'(6월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쇼플레이), 가객 김광석의 노래를 바탕으로 '김종욱찾기'의 연출가 장유정씨가 지휘하는 뮤지컬 '그날들'(4~6월 뮤지컬센터·이다엔터테인먼트 인사이트), 판소리 명창 임춘앵을 다룬 만화가 전진석씨의 '춘앵전'을 원작으로 '서편제'의 극작가 조광화씨가 극작·연출을 맡은 뮤지컬 '스타춘앵'(6월 대구 국제 뮤지컬 페스티벌 출품 예정·신시컴퍼니) 등도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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