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신미술관 등 지역 화랑가 전시회 잇따라 젊음의 열정·신선함 주제…현대적 감각 판화도 눈길

▲ 왼쪽부터 한태호 '그들이 원하는 세상', 김준기 'Reflected Landscape', 강기훈 '박제된 풍경'

새해, 젊은 작가들의 젊은 기세가 강하다.

신미술관에서는 충북에서 활동하는 젊은 작가 6인의 열정과 신선함이 엿보이는 기획전으로 새해를 열었고, 진천생거판화미술관에서는 젊은 여류 판화작가 3인의 현대적 감각의 판화작품이 시선을 잡는다.

대청호미술관에서는 청주에서 활동하는 우수 젊은작가 지원전 'EXIT'전이 13일까지 열리고, 청주지역 미술대학 우수작품전이 10일까지 청주예술의전당 전시실에서 전시된다.

▲ 손종성 '시간의 비'

신미술관의 기획전 '잃어버린 시간'전에서는 '시간성'을 표현한 작품을 통해 시간의 영속성과 찰나가 갖는 순간성, 그리고 지나간 시간이 남긴 흔적에 대해 고뇌하고 자신만의 기법과 탐구과정으로 완성한 작품을 선보인다. 이소, 임미나, 신미정, 한태호, 김준기, 손종성 등 6명의 신진작가들이 참여해 평면회화와 설치작품 18점을 전시한다. 전시는 다음달 28일까지.

이소 작가는 버스승차표, 영수증 등 일상의 소소한 소재를 모아 기록하는 행위를 통해 '시간'과 '기록'에 충실한다. 이들 오브제를 천천히 오랜 시간 기다리며 작품으로 담아냈다.

임미나 작가의 캔버스는 빛나지만 흔들리듯 움직여 보인다. 도심 네온사인의 무질서한 발광속에서 어둠과 빛의 대조가 극적으로 나타날수록 현대인의 외로움과 모순, 갈등의 모습은 더 뚜렷해진다. 발광스티커를 통해 빛나며 또 흔들리는 서울 명동의 야경을 보여준다.

신미정 작가는 '미래미녀 신미정', '미래재벌 신미정'의 유사하면서도 대조적인 화환작품 2점을 나란히 걸었다. 로또당첨이라는 벼락맞을 확률보다도 낮은 꿈을 꿈꾸며 사는 작가 자신에게 보내는 축하화환과 근조화환을 재치있게 그려냈다.

독일유학파인 한태호 작가의 작품은 몽환적이다.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동화책의 한 장면 같고, 소설 혹은 영화의 한 장면처럼 색채나 분위기가 묘하다. 관람자는 여행자가 되어 동화나 소설속 세상으로 여행하며, 연출된 상황을 접하며, 현실같은 가상세계안의 또다른 가상현실을 상상하게 된다.

▲ 신미정 '미래미녀'

김준기 작가는 익숙한 풍경을 거울과 LED조명을 사용해 가시적으로 보이는 것을 넘어 내부적으로 바라보는 다차원적이고 포괄적인 현실의 모습을 표현했다. 손종성 작가의 작품에는 거북이가 등장한다. 거북이는 '시간의 안내자'다. 1시간은 한없이 계속되는 영겁과 같은 수도 있고, 한 순간의 찰나 같을 수도 있다. 한 부분을 무한히 반복해 증식해나가는 프랙탈 구조를 표현해 역동적으로 생성의 운동을 표현하고 있다.

진천생거판화미술관에서 오는 12일까지 열리는 기획전 '도시그림자'에는 서울에서 활동하는 배남경, 이서미, 윤세희 3인의 여류 판화작가가 참여한다.

배남경 작가는 사람의 사진을 나무결이 살아있는 목판화로 재현해냈다. 그래서 그녀의 판화는 색바랜 사진을 보듯 흐릿하고 사진의 질감과 목판화의 질감을 동시에 안고 있다. 한지, 한국화물감, 먹을 사용해 한지의 배면에 충분히 스며들게 한 판화이지만 수묵화인듯한 먹의 색감과 질감이 느껴진다.

이서미 작가는 팝업판화 즉 입체카드에서 착안한 작품을 내놓았다. 평면과 입체의 경계를 넘나들고, 그림속 환상세계와 그림 바깥의 현실세계의 경계를 넘나든다. 작가의 분신과 같은 새모양의 캐릭터 '새서미'를 등장시켜 친근감을 준다.

▲ 왼쪽부터 배남경 '신부', 이서미 '꽃길', 윤세희 'illusion of right'


윤세희 작가는 현대도시의 모습을 동판이라는 차가운 매체를 통해 더 차갑고 딱딱하게 표현했다. 특히 드라이포인트로 기법으로 날카롭게 표현했고, 흑백 모노톤과 인공을 강조하는 실버톤을 통해 획일적인 도시의 풍경을 극대화시켰다. 여기에 볼록렌즈와 오목렌즈기법을 삽입해 그로테스크한 도시의 정서를 강조했다. / 김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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