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지역화랑가 눈에 띄는 전시

새해, 전시장은 어떤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을까. 전시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는 전시가 있다.

청주 우민아트센터에서는 재개발 등 신자유주의에 대한 생각을 다양한 매체로 표현해내는 김상돈 작가의 작품이 선보이고, 청주 스페이스몸미술관에서는 자연, 공간, 사물의 세 개의 풍경을 세 명의 작가가 관조한다.

우민아트센터의 기획전 '그림자 사회(Shadow society): 솔베이지의 노래, 불광동 토템'에서는 재개발의 폐허속에서 재개발이 우리 삶에 안겨주는 불안감, 불편함을 영상과 사진, 설치작품으로 보여준다. 냉전과 신자유주의에서 비롯한 사회 정치적 배경 속에서 마이너리티, 하위주체에 대한 감수성을 다양한 매체로 보여주는 김상돈 작가의 작품이다.

'개발'의 대표 상징도구인 톱으로 연주하는 구슬픈 음색이 영상으로 흐르고, 재개발지역인 서울 은평구 불광동을 배경으로 비루한 존재가 가진 욕망과 기운의 카니발을 드러내는 설치·사진작업이 선보인다. 가짜꽃을 플라스틱 의자에 놓은 '불광동 토템'은 재개발에 대한 암울함을 드러낸다.

사진 '이슬방울'에서는 작가의 작업실 천장에 맺힌 석회 물방울을 보고 사탕과 자각이 붙은 상상적 열매를 표현했고, 설치작품 '삼족오' 등은 일상의 오브제들이 변용과 변신을 거쳐 새로운 생명력을 가짐을 보여준다.

김상돈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일상의 비루한 오브제로 토템을 만들어 서민생활의 비루함을 타자화하고 시적으로 미화시키거나 종교적으로 신성시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추(醜)'를 '미(美)'로 승화시키려는 미학적 전복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국사회의 동시대성과 예술의 역할을 반영하는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는 우민아트센터의 기획전 '우민보고'로 마련됐다.

큰 타이틀인 '그림자 사회'는 소설가 최인훈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에서 차용한 것으로, 눈에 보이는 대상이 아니라 볼 수 있으나 볼 수 없었던 대상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시도한다고 우민아트센터측은 설명했다. 전시는 2월2일까지.



김 작가는 베를린국립예술대학교 순수미술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개인전 5회와 서울, 멕시코시티, 뉴욕, 밀라노 등에서 다수의 기획전에 참여했다. 2011년 에르메스재단 미술상, 다음 작가상, 2012년 두산연강예술상을 수상했다. 오랜만에 전시를 거는 스페이스몸미술관은 자연, 공간, 사물의 세 개의 풍경에 대한 작가의 시선을 담는다.

다음달 16일까지 스페이스몸미술관 제1전시장에서 열리는 '세 개의 풍경'전에서는 자연과 자연의 한 부분인 사람과의 관계를 담는 임동식, 사물에 경계를 넘나드는 박기원, 빛을 통해 시간의 경계로 공간을 응시하는 정보영 작가가 참여해 회화 12점을 전시한다. 세 명의 작가가 사유하는 대상은 서로 다르지만 유사한 중량감으로 어울림을 자아낸다.

오랫동안 전통적인 방식으로 자연풍경을 담아온 임동식 작가는 자연과의 일체감을 꿈꾸며 자연을 바라본다. 그는 자연의 경이로움 앞에 겸손하며 성실하다. 그의 깊은 관찰력은 눈에 보이는 것만이 아닌 예술과 자연의 교감으로 대상에 대한 애정을 담고 있다.

박기원 작가는 사물의 원형으로 다가오는 2차원적 평면위에 안료를 더해 깊이를 부여하고, 반복적 선의 중첩들을 통해 3차원의 공감각을 느끼게 한다. 정보영 작가는 실재하는 공간의 빛의 변화를 주의깊게 들여다본다. 작가가 줄곧 관심을 갖고 있는 공간은 빛이 스며드는 창문, 어둠속의 촛불, 연원을 알 수 없는 빛과 얼룩 등으로 사유의 깊이를 보여준다. / 김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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