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등 신문활용 교육] 문성효 음성여자중학교 교사

2011년 교단에 처음 발을 디뎠으니 이제 교단 3년차에 접어든다. 아직 새파란 신규교사이지만 학교의 현실을 생각하면, 푸른빛이 아니라 회색빛이 먼저 떠오른다.

우리나라 교육은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최상위권이라는 영광이 있는가하면, 청소년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도 함께 갖고 있다. 이런 우리교육의 현실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창의 교육을 부르짖고 있다. 좋다는 것은 두 말하면 잔소리다. 나도 창의적인 교육을 하고 싶다. 아니 대부분의 교사는 하고 싶어 할 것이다. 하지만 나의 지난시절 스승님들께는 송구한 말씀이지만, 나는 창의적 교육을 그다지 받아본 기억이 없다.

물론 이것은 그 분들의 책임이 아니라 근대화 과정에서 일제치하와 해방 후 친일, 군부독재로 이어지는 지난 백년 우리 역사의 필연적 결과물일 것이다. 본 적도 없는 창의적 교육을 하려니, 아는 것이 일천한 상황인지라 속된말로 맨땅에 헤딩할 수밖에 없다.

만 2년이 채 되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교사로서 성장할 수 있고, 교육에 도움이 된다면 멀리 전라도 장성부터 서울까지를 멀다않고 배우러 다녔다. 국제수학교사대회(ICME)에도 참가를 했으며 수도권에서 잘 나간다(?)는 혁신학교 사례도 공부를 했다. -참고로, 2011년 대전지역 교원의 평균 직무연수 이수시간이 115시간이었는데 지난 2년간 나의 연수 이수시간은 547시간이었다.- 창의적인 교육을 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추는 것은 그만큼 절박한 나의 과제였다.

그러는 가운데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진행하는 NIE 연수 기회가 주어 졌다. 새로운 교육방법에 목말라 하는 나는 당연히 신청을 해서 연수를 듣게 되었고, NIE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런데 NIE 교육을 어떻게 볼 것인지 나 스스로가 감이 잡히질 않았다.

내가 알고 있는 NIE에 대한 기억은 이렇다. 90년대부터 우리사회에 불기 시작했으며 한때 꽤 유행을 했던 교육방법, 그리고 이제는 좀 시들해진듯 하고, 2000년대 이후에는 신문시장의 위기와 함께 신문사들의 생존방식(?)이라는 일부 의견이 있다는 정도였다. 그러나 신문은 세상을 보는 또 하나의 거울이요, 교과서라는 좁은 틀을 벗어나서 시대를 읽는 도구로서 손색이 없다는 점은 아직도 NIE교육이 유효하다는 뜻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NIE교육이 좋다는 것은 알겠는데 과연 꼭 해야 하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컴퓨터와 인터넷, 스마트폰으로 대변되는 매체의 발달 즉, 미디어의 홍수시대에 접어들었다. 2011년 우리 곁을 떠난 스티브잡스가 우리에게 준 선물인 팟캐스트(potcast)는 1인 미디어 시대를 열게 해주었다.

하지만 이러한 눈부신 발전 속에 무엇이 정확한 정보이고 그렇지 않은 정보인지 판별하기가 어려운 지경에 놓이게 되었다.

이런 환경에서 살아가기 위해 현대인은 지식 정보를 취사선택하는 능력은 물론 생산할 수 있는 힘까지도 필요하다. 그렇다면 이런 능력을 기르는 것은 어디서 책임을 질 것인가의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 산업화이후 가정교육이 사실상 개점휴업에 들어가면서 가장 기본적인 예절부터 성년이 되어서 직업을 결정짓는 대학입시까지, 우리는 많은 부분을 학교교육에 의존하거나 때로는 들이 밀었다. 자의든 타의든 우리사회에서는 학교에서 이러한 책임과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이른바 미디어 활용교육(MIE, Medias In Education)을 통해 앞서 얘기한 정보의 취사, 선택, 생산 능력은 길러져야 하고, 그 구체적인 일환으로서 NIE 교육도 그 중요성이 제기된다고 할 수 있겠다.

NIE 교육 사례를 몇 가지 살펴보면, 서울의 관악고등학교에서는 장애인이 겪는 어려움을 이해할 수 있도록 장애학생과 비장애 학생이 함께 신문을 만들어서 전교생과 교직원에게 배포하는 활동을 했다.

이를 통해 서로가 소통하고 공감하는 시간을 가졌는가 하면, 강원도 춘천, 원주, 횡성지역에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NIE 캠프를 운영해, 또래 친구들과 신문 만들기, 신문 북아트 만들기 등의 활동을 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신문과 친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함은 물론 신문을 바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도 가진 것이다.

다양한 미디어 교육은 오늘날 필요불구가 되었다. 하지만 이를 학교 현장에서 진행하기란 우리교육의 현실과 환경, 교사의 준비정도 등을 고려해 볼 때 쉽지 않다. 이러한 진입장벽에도 불고하고 NIE 교육은 현실적인 미디어 교육으로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왜냐하면, 지난 20여년간 실험과 사례가 축적되어 있고, 고가의 장비가 갖는 비용문제도 없으며, 첨단 교구나 기자재처럼 새로 익혀야 하는 어려움이 없어서 바로 해볼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요즘의 NIE 교육은 90년대에서 2000년대까지 주로 했던 신문을 읽고 글을 쓰는, 그래서 논술시험을 대비했던 틀을 넘어서 좀 더 폭넓은 개념으로 진화해 가고 있다.

지난 시절보다 적극적인 의미의 미디어 교육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NIE 교육,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해 앞으로도 고민은 계속 돼야 하고, 될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도전과 실천이 이러한 나의 시야와 고민을 넓고 깊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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