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화 전시회 2제> 진천판화미술관, 에칭 등 다양한 기법 사용 소장품展, 카페우민, 고정관념 타파 조각과 판화 사이 오연화展

일찍이 발터 벤야민은 강력한 인터미디어로서 사진과 함께 판화를 예시한 적이 있다.

미디어시대에 걸맞은, 미디어시대를 견인하는 지배적인 장르이면서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전통적이고 첨단적인 매체로 본 것이다. 그렇게 판화와 사진은 상호 영향관계를 주고받으면서 이미지의 새 장을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게 판화는 사진과 더불어 현대미술 속에 깊숙이 침투해있다.

최근에는 전통적인 방법을 견지하면서도 현대적인 모드를 견인하는 판화가 판화의 세계를 넓히며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이번 주말에 만날 수 있는 판화전시를 소개한다. / 편집자



◆진천판화미술관 소장품전= 국내 유일의 판화전문 미술관인 진천군립 생거판화미술관에서는 소장작품이 열리고 있다. '열린판화展'의 타이틀로 오는 4월21까지 소장품 30점이 전시된다.

가장 대표적인 볼록판화인 목판화, 물과 기름이 섞이지 않는 원리를 이용하는 석판화, 금속판에 밑그림을 그려 산(酸)으로 부식시키는 에칭, 천위에 원하는 이미지만 남기고 나머지 부분에 풀이나 니스를 발라 압착기로 밀어 찍어내는 스텐실, 원하는 모양을 오려내 그 구멍으로 물감이 들어가 찍히게 하는 실크스크린 등 다양한 기법으로 완성된 판화의 맛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김승연 작가의 작품 'Night Landscape-9712'는 서울 중심가 밤 풍경을 동판화기법인 메조틴트를 표현매체로 빛과 조명을 표현해 도시의 밤의 화려함과 익명성을 담았다.

김영훈 작가의 작품 'Tell me the truth'는 삶은 자신안의 또다른 자신과의 동행이라고 보고 외형으로 존재하는 나와 내부의 또 다른 나 등 두 명의 인물을 등장시켰다. 얼굴 표정은 모두 같지만 설정한 포즈와 손의 위치로 다른 내면의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진천판화미술관 관계자는 "현대판화미술을 알리고 소통하는 자리로, 가족들과 오붓하게 미술관 판화작품을 관람하고 주변의 백곡저수지, 종박물관, 배티성지 등을 함께 돌아보면 좋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오연화 판화작품전= 차를 마시며 현대미술을 감상할 수 있는 우민아트센터 내 '카페 우민'에서는 오는 2월 26일까지 오연화 작가의 판화작품을 전시한다.

오연화 작가는 기존의 작품들처럼 '판을 만들고' '떠내는' 판화의 제작과정을 따르고 있지만 조각과 판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형식의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통상 판화에서 화면을 구성하는 색상 수만큼 판을 찍어낸다면 오연화의 판화에서는 공간에 배치된 사물이나 사물과 사물 사이의 거리감, 그로 인해 만들어지는 공간의 깊이가 판의 개수가 된다.

익숙한 자신의 생활공간을 종이 위에 그린뒤 이 공간을 깊이라는 여러 개의 층으로 나눠 판을 만들고 이 판들을 다시 쌓아 작은 공간으로 구축한 뒤 이 공간을 백색의 실리콘으로 떠낸다. 판을 만들고 그 판을 떠낸다는 개념과 과정은 판화제작의 큰 틀이다.

그런데 작가는 각각을 찍어내는 판을 쌓아올리고 판과 판 사이의 공간, 판들이 만들어놓은 공간을 찍어내어 판화와 조각의 경계를 넘나들며 가상과 실제의 경계를 드러낸다.



우민아트센터 관계자는 "어릴 적 미술시간에 검정색 고무판과 조각칼을 들고 씨름한 기억이 있다면 카페우민의 오연화 작가 전시를 보면서 판화에 대한 낡은 판을 걷어내고 판화에 대한 새로운 판을 짜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오연화 작가는 성신여대 서양화과와 성신여대 조형대학원 미디어·프린트학과를 졸업했다. 5회의 개인전과 '2012년 크라쿠프 국제판화 트리엔날레(폴란드 크라쿠프 국립미술관) 참여, 2011년 판화와 정보전(서울시립미술관 경희궁 분관) 등 25회 그룹·단체전을 가졌다. 'BELT2005' 선정 작가(2005년), 제5회 '성신 판화 상' 2004년), 제23회 한국현대판화 공모전 우수상 (2003년) 등을 수상했다. 큐레이터와의 대화는 오는 2월 15일 오후 4시. / 김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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