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오홍진 대신증권 본점 부장

얼마 전 대기업계열 프랜차이즈 제과점이 동남아에 진출하여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보도를 본 적이 있다.

이 제과점은 동남아에서 국내 최고 매출을 올리는 지점과 비슷한 수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한류 열풍과 현지화에 성공한 덕분이다.

마침 국내에서는 대기업계열 프랜차이즈 제과점이 동네 빵집의 상권을 침해한다며 옥신각신하고 있는 상황이라, 대기업계열 프랜차이즈 제과점의 해외 진출 뉴스는 더 눈길을 끌었다.

최근에 국내 기업의 해외 성공 사례는 제조업, 서비스업 할 것 없이 여러 분야에서 회자되고 있다. 좁은 국내 시장과 각종 규제 정책을 생각하면 이윤 추구가 목적인 기업으로서는 당연히 해외 시장 개척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금융인의 한 사람으로서 다른 부문에서의 성공 사례는 부럽기만 하다. 왜냐하면 우리 나라 금융의 국제화, 세계화는 많이 거론되고 추진되었지만, 다른 부문과 같은 성공은 커녕 여러 가지 면에서 뒤처져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개방의 마지막 단계인 자본자유화가 된 지 어언 십오 년이 되어가는데, 우리 나라 외환시장은 국제자본의 놀이터란 비아냥을 면치 못하고 있고, 최근에는 국내에 진출한 일부 외국계 금융 회사들이 사업을 철수한다는 우울한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또한, 금융 위기 전에 해외 펀드 열풍 등을 바탕으로 해외로 눈을 돌렸던 국내 금융 기관의 해외 진출 성과는 전 세계적인 금융 위기 여파와 유럽 재정 위기 여파로 장기 비전 부재의 어려움을 겪으며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어 가고 있다.

더군다나, 이제 곧 출범할 박근혜 정부는 금융에 대해 관심조차 없는 듯해 일각에서는 '금융홀대론'마저 언급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그 동안 금융업계가 저축은행 사태 등 일련의 사태로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 탓이 크다. 그러나 자칫 금융의 본래 기능마저 위축될 경우에는 국민 경제의 균형적인 발전을 기하기 어렵다는 측면에서 우려되는 점도 분명히 있다.

아무튼 모든 일이 그렇듯이 성장과 발전은 자체의 의지와 노력으로 이루어져야 미래와 활력이 있다. 대기업계열 프랜차이즈 제과점의 해외 성공과 같이 국내 금융 기관도 좁은 국내 시장을 벗어나 과감히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할 때다.

최근에는 금융세계화의 영향으로 국내에 앉아서도 우리 나라 고객이 세계의 대부분 주식, 금융상품을 거래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또한, 장기적인 저금리, 저성장의 영향으로 해외 채권 및 금융 상품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며, 금융기관들은 이러한 고객의 요구에 맞추느라 움직임이 부산하다.

이런 추세는 쉽게 꺾이지 않고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우리 나라 금융 환경과 금융 기관들의 전략도 많이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금융 기관의 해외 진출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금융 기관들의 장기적인 전략과 로드맵이다. 그 동안 우리 나라 금융 기관들은 간헐적으로 해외 진출을 많이 시도하였고, 사례도 많이 갖고 있다.

그런데 그 때마다 장기적인 전략과 비전 속에서 해외 진출이 추진되었다기 보다는 단기적인 시각에서 단기적인 업적을 위해 해외 진출이 추진됐다. 외국 금융기관으로서 해외에서 일정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현지에서의 장기적인 전략에 따라 착실히 관계를 맺는 것이 기본인 것이다.

다음으로는 우리 나라 금융 기관이 덩치를 더 키우고 브랜드를 더 높여야 한다. 우리 나라 제조업은 세계와 경쟁하며 상당한 인지도와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지만, 우리 나라 금융은 명함을 내밀기 힘든 수준이다.

국내에서는 이익을 내며 나름대로 역할을 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이것은 우물 안 개구리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 나라 금융 기관들이 세계적인 금융 기관들과 당당히 경쟁하며 실력을 배양하는 일에 도전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 글로벌 금융 인재도 육성하고 선진 금융도 신속히 받아 들이며 우리 식으로 개발, 개선해 나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것은 금융 기관들의 성공적인 해외 진출은 금융 기관들만의 노력으로 이룩하기 어렵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이를 적절히 지원하고 배려해야 한다. 그래야 제조업은 멀쩡한데 금융 때문에 문제가 되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고, 제2의 외환위기도 적절히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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