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씨네오딧세이 가족영화제, 22∼24일 SFX영화관서 12편 상영

 너무 가까이에 있으면 제대로 볼 수 없다. 너무 편안하면 그 소중함을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가장 힘들 때 가장 큰 힘이 되어주는 가족.

 각박해지고 외로워지는 현대사회, 가족간 소통의 부재로 점점 흩어지고 끊어지는 가족. 청주 유일의 영화모임 '씨네 오딧세이'가 이 '가족'에 대한 의미를 영화를 통해 되새겨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씨네 오딧세이는 오는 22~24일 3일간 청주 SFX시네마에서 '조금특별한 가족영화제- 가화만사성'을 개최한다. '영화를 통한 가족의 다양한 논제 접근'이라는 부제로, 가족에 대한 여러 가치와 문제 등을 고민하게 만드는 12편의 가족영화를 상영한다.

 '가족의 본질', '가족의 이면', '가족의 실태'의 테마로 나눠 전통적인 가족에서부터 시대적 흐름에 따라 변화해가는 가족의 다채로운 양상을 살펴봄으로써 가족의 의미를 되새긴다. 장편 극영화에서부터 애니메이션, 독립영화,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장르에다, 한국영화, 일본영화, 프랑스, 벨기에, 이란영화까지 감독도 다양하다.

 씨네 오딧세이는 "과거의 가부장제 대가족 구조는 급속한 사회구조의 변화로 핵가족화 및 분열, 해체, 이종의 생성 등 다채롭고 복잡한 양상으로 분화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V드라마 등에서 보여주는 가족은 현대사회의 다층적이고 복잡한 가족의 양상을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이번 영화제를 통해 변화된 가족의 양상을 이해하고 고찰하는 것은 의미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관람료는 각 5천원. 문의는 씨네오딧세이(☎043-250-1895).



 ◆걸어도 걸어도(步いても 步いても)=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2008년 일본

 일본을 대표하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으로 현대사회의 부조리와 가족의 이야기에 주목한 그의 작품들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이다. 가족구성원들의 심리묘사와 갈등을 담백하고 밀도있게 표현해 일본 내 주요영화제 6관왕과 세계유명영화제에 초청되는 등 세계가 인정한 아시아 영화이다.

 <걸어도 걸어도>는 가족간 소통의 부재로 인해 야기된 현대사회의 가족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다. 너무나 가까이 있었기에 서로에게 더 다가가지 못하는 가족. 이러한 가족에 주목해 비록 한 걸음 늦게 깨닫게 되었지만 지난 시간들 속에서 좋았던 기억들과 그리운 추억들로 함께 웃을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전한다.



 ◆시스터(L'enfant d'en haut Sister)= 감독 위르실라 메이에, 2011년 프랑스·스위스

 2012년 62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특별 은곰상 수상, 13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큰 화제를 모았던 작품. 이 영화는 현실속에 던져진 동화속 아이들, 비밀을 간직한 남매 '루이'와 '시몽'의 이야기를 눈이 시리도록 하얀 설원속에 차갑고 아름답게 그리고 있다. 알프스 설원을 배경으로 도둑질로 연명하는 남매의 삶을 통해 뒤틀린 가족관계를 그려낸다. 서로가 살아갈 이유이자 희망인 동시에 벗어나고픈 굴레이자 끊임없는 착취의 관계임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가족의 사랑에 대한 변주를 생각하게 된다. 영화속 소년의 눈빛, 소녀의 눈물이 선명하게 각인될 영화.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 감독 아쉬가르 파르하디, 2011년 이란

 제목만 보면 부부의 이별에 관한 드라마로 보이지만, 법정영화로 시작했다가 붕괴직전의 가족드라마로 바뀌다가 다시 계급갈등으로 변화되는 사회극이 되는 한편, 신앙의 갈등으로 변화되는 등 다채로운 변화를 일삼는다. 성별과 계층의 차이, 종교적 규범이 사회를 둘러싼 이란 사회에서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는 사회 안의 갈등을 소통과 신념의 선택이라는 점에서 접근한다. 이는 가족뿐만 아니라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소통(갈등의 해결방안과 체제유지)을 개인의 입장에서 고민하게 만든다. 어쩌면 낯선 이란영화지만 밀도있는 스토리로 긴장감을 선사한다.

 ◆파이(派飯 Sending Meal)= 감독 제위민, 2010년 중국

 <파이판>은 이번 영화제에서 가족들이 함께 볼 수 있는 따뜻한 웃음이 있는 영화다. 중국 서민들의 음식과 생활을 소재로 한 중국코미디 영화로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모습이나 중국 장강 삼협 지류의 풍광, 다채로운 음식들이 시각을 자극한다. 마을과 마을 사람들의 정서에 적응하고 각자가 서로의 진심을 헤아려 가며 비로소 한식구, 한가족으로 동화되어가는 과정을 통해 공동체로서의 '가족'을 생각하게 한다.

 ◆컬러풀(カラフル)=감독 하라 케이이치, 2010년 일본

 이번 영화제의 유일한 애니메이션. 이 영화는 자살한 영혼의 인생 체험이라는 특이한 상황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되돌아보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일견 단순한 청소년 성장드라마로 치부할 수 있으나, 극단적인 선택으로 몰아붙인 현실을 다른 시각으로 조망하며 삶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과정을 통해, 세상이 그 삶의 모습만큼이나 다양한 색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곧 "인생은 컬러풀"이라는 주제를 전달한다. 그만큼 다양한 가족상을 담아내고 있다.

 ◆두 개의 선= 감독 지민, 2012년 한국

 비혼, 동거, 임신과 출산에 관한 대담한 연애 다큐멘터리이자 안티-결혼 다큐멘터리. 가부장제, 순결주의, 결혼제일주의, 이성애 중심의 가족주의가 지배적인 한국사회에서 '발칙한' 청춘들의 연애이야기다. '결혼', '가족제도'에서 자유로워지고자 동거라는 삶을 선택한 커플이 갑작스레 임신을 하면서 시작되는 다큐멘터리. 임신 테스터기속 두 개의 붉은 선과 함께 그들앞에 찾아온 두 개의 선택 사이에서 좌충우돌하는 고민을 숨김없이 드러낸다. 지민 감독의 실제 연애사.



 ◆자전거 탄 소년= 감독 장-피에르 다르덴·뤽 다르덴, 2011년 벨기에·프랑스

 2011년 칸영화제를 뒤흔들었던 <자전거 탄 소년>은 희망, 구원, 연민, 용서, 친절함 등이 지금 이 시대에 얼마나 필요하고 중요한 가치인지를 보여주는 현대의 동화와도 같은 작품이지만, 그 주제에 도달하는 방식은 전혀 감상적이거나 교훈적이지 않다. 따뜻한 감동을 안겨주는 엔딩과 극적인 순간에 등장하는 베토벤 음악으로 인해 다르덴 형제들의 영화 중 가장 대중적이고 감동적인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가족시네마= 감독 신수원·홍지영·이수연·김성호, 2012년 한국

 워킹맘, 실직가장, 골드미스 등 우리의 이야기를 비교적 담담하게 그려낸 실화로, 4편의 영화가 묶였다. 아내의 출산을 앞두고 실직한 남편이 매일 시간을 때우기 위해 지하철 2호선 순환선을 타게 되는 이야기 <순환선>, 유치원 여름캠프의 화재사고로 딸을 잃게 된 엄마 지원이 바쁜 직장일로 소홀했던 자신을 자책하고, 1년뒤 다시 찾은 참사현장에서 당시 한 아이를 보았다는 증언을 중심으로 해프닝을 그린 <별 모양의 얼룩>, 임신한 여직원의 거취 문제를 둘러싼 직장내 갈등을 다룬 블랙코미디 <인 굿 컴퍼니> 등이 이어진다. / 김미정

 

 <영화 상영 일정> 

2월 22일(금) 2월 23일(토) 2월 24일(일)
오후 1시 반딧불이 정원(무료) 계몽영화 파이판
오후 3시30분 도쿄 소나타 두 개의 선 가족시네마
오후 6시 컬러풀 학생부군신위 걸어도 걸어도
저녁 8시 시스터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 자전거
탄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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