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청주박물관, 22일부터 반찬하는이야기展

 100년 전, 청주 사람들은 어떤 음식을 만들어 먹었을까?

 1910년대 청주지역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지는 충북 최초의 음식서적 '반찬등속'에 실려있는 음식과 내용들이 한 자리에 나온다.

 국립청주박물관(관장 윤성용)은 22일부터 3월 24일까지 청명관 기획전시실에서 2013테마전 '반찬하난이야기'를 개최한다.

 '반찬등속'은 1913년 당시 진주 강씨 집안의 며느리인 밀양 손씨가 제작해 1913년 손자가 재정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당시의 음식종류, 식재료, 조리법 등의 내용을 붓으로 필사한 한글음식조리서다. 김치류, 짠지류, 반찬류, 떡류와 만두, 과자류, 음료, 술 등 46가지 반찬에 대한 기록이 소개되고 있으며 한글로 쓴 음식 조리법과 한자로 기록한 음식 재료로 구성됐다.

 이번 전시는 '반찬하난등속' 원본과 함께 재현 음식 모형물을 전시해 당시 어떤 음식을 만들어 먹었는지 시각적으로 알 수 있도록 했고, 원본과 해제를 소개해 음식 만드는 법도 보여준다.

 반찬등속에는 특히 김치 9가지와 짠지 8가지가 기록돼있어 당시 저장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았음을 알 수 있다. 김치와 짠지에는 해산물이 많이 사용됐는데 김치에 생조기를 찢거나 다져서 넣은 점이 독특하다. 김치와 짠지의 향신료로는 생강이 주로 사용됐음을 알 수 있다.

 김치에 젓갈은 거의 넣지 않았으며 새우젓물을 사용한 경우는 깍두기 한 종류뿐이었다. 짠지의 주재료는 무·고춧잎·마늘·파·북어·전복 등의 채소와 해산물로, 마늘짠지에 홍합, 파짠지에 문어, 고춧잎짠지에 쇠고기 등 채소와 단백질 식품을 조화롭게 사용한 점이 눈길을 끈다.

 100년 전 청주 음식의 반찬으로는 북어무침, 북어대강이 등 북어요리가 많이 나오는데 북어대강이 하나도 버리지 않고 요리에 활용한 지혜를 엿볼 수 있다. 7첩 이상의 반상에 올라가는 회도 기록되어 있으며 가물치회와 육회 만드는 법도 소개됐다.

 술은 과주·약주·연잎술 만드는 법이 기록되어 있다. 과주는 소주를 넣어 발효시킨 술이며 약주는 찹쌀술을 빚은 것, 연잎술은 술밥을 연잎에 싸서 발효시킨 술이다.

 떡은 화병, 꿀떡, 염주떡 등 7가지가 소개되는데 쌀가루를 비롯해 대추, 곶감, 잣, 석이버섯, 호박, 고추, 달걀 등을 넣어 만들어졌다. 당시 과자는 밀가루와 찹쌀을 재료로 사용해 꿀과 조청을 함께 반죽하거나 그 위에 발라 만들었고, 음료는 수정과와 식혜가 소개되어 있다.

 국립청주박물관은 "반찬등속에 실려 있는 음식을 재현하고 당시의 식생활 문화를 조명하는 이번 전시를 통해 청주 음식문화의 원형을 찾는데 더 나아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 김미정



■ 반찬등속에 소개된 46가지 음식

김치류(9가지) 무김치, 깍독이(깍두기), 고추김치, 오이김치, 고추김치(고춧잎김치), 갓데기(깍두기), 외이김치(오이김치), 짠지, 배추짠지
짠지류(8가지) 무짠지(무말랭이짠지), 고춧잎짠지, 마늘짠지, 북어짠지, 파짠지, 박짠지, 전복짠지, 콩짠지
반찬류(7가지) 북어무침, 오리고기(오리탕), 전골지짐, 참죽나무순과 토란줄거리, 북어대강이, 육회, 가물치회
떡류와 만두(9가지) 약밥, 화병, 염주떡, 증편, 백편, 꿀떡, 송편, 곶감떡, 만두
과자류(6가지) 산자, 과줄(약과), 증과(정과), 중박기(중박계), 주왁(주악), 박고지(박고지정과)
음료(2가지) 수정과, 식혜
술(3가지) 과주, 약주, 연잎술
기타(2가지) 흰떡 오래 두는 법, 고추장 맛나게 먹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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