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연스님 제14대 청주청원불교연합회장 취임

"힘들 때 고향을 그리워하고, 어머니 품을 생각하듯이 힘들 땐 불교에 기대세요. 살다보면 세상풍파에 때도 묻고 고통도 따르는데 불심(佛心)에 기대어 맑은 마음으로 돌아갔으면 좋겠어요."

제14대 청주청원불교연합회장에 이달 취임한 각연스님(52·청주 용화사 주지)은 맑은 녹차 한 잔과 같은 말들을 건넸다.

청주청원불교연합회는 청주청원에 있는 100개 사찰, 50여개 실행단체가 소속되어 있는 불교단체다.

요즘 '마음'이 아픈 이들이 늘면서 템플스테이 등 종교적 힘으로 힐링하려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이들에게도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얼마든지 많아요.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좋겠어요. 마음이 아픈 건 약을 먹고 인위적으로 나을 수 없으니까 스스로 편안한 마음을 갖고 힘과 용기를 내는 수밖에 없지요. 말보다는 행동으로 힘든 걸 내려놓는 연습을 해야 해요."

회장 취임소감을 묻자 망설임없이 "부끄럽다"고 한다.

"조계종에 훌륭한 스님들이 많은데 내세울 것 없는 제가 회장직을 맡게 돼 부끄러워요. 앞으로 안으로 불교로 정진하고, 밖으로는 지역사회에 이바지하면서 불자들이 지역사회에 희망의 빛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각연스님은 임기 2년동안 신앙으로서의 불교가 아닌 문화를 통한 불교에 공을 들이겠다는 생각이다. 이를 위해 중앙공원 무료급식 등 봉사활동에 더 앞장서고 청주·청원지역 불자들의 힘을 모아 '함께하는 불교'를 만들겠단다. 2014년에는 청주청원 통합에 맞춰 명칭을 '청주불교연합회'로 바꾸고 새 기운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험한 세상 이겨내려면 이웃을 더 생각해야 해요. '불자들이 함께하는 불교', '지역민과 함께하는 불교'를 만들어나갈 거에요. 봉사하는 불교단체, 도심속 쉼터같은 존재가 되고 싶어요."

그래서 불교계의 가장 큰 명절인 이번 부처님오신날(5월17일)에는 더 많은 이들과 함께하는 행사로 꾸밀 계획이다.

"부처님오신날에 등불을 드는 것은 2천500년전의 지혜를 밝혀서 어리석음을 없애려는 것의 의미입니다. 지금은 좋은 세상이라 지혜는 있지만 세상이 어지러워서 지혜가 고통을 타파해줘야 해요. 올해 부처님오신날은 시민들의 고통과 어려움을 덜어내는 행사로 꾸밀 겁니다."

각연스님은 91년 입산해 94년 법어사에서 일타스님을 계사로 수지했고, 2010년 조계사에서 대덕 법계를 품수받았다. 조계종 개운사 재무국장, 조계종 직할용굴암 주지, 중앙승가대학교 총무국장을 지냈고, 현재 조계종 용화사 주지, 충북불교대학 학장을 맡고 있다. 글·사진 / 김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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