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칼럼] 김재식 저산교회 목사

최근 춘계심방 때문에 한 집사님 가정을 방문하였다. 예배 후 차려진 밥상에는 농장에서 직접 재배한 갖가지 야채에 곁들여진 쇠고기 샤브샤브, 육수에 넣어진 우동, 그리고 영양밥... 밥상 가득 담긴 두 분의 사랑 때문에 테라피도 누리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두 분 집사님은 수경재배 농법으로 갖가지 야채를 재배 하는데 비닐하우스 바깥 부분에 공급되는 지하수가 14-15도를 유지하는 보온의 수막효과를 가져와 연료비를 크게 절감하고 있었다. 식사 후 함께 간 성도들과 농장 가득히 놓여있는 다양한 꽃들을 구경하며 사진도 찍고 모두 마음까지 활짝 웃는 시간을 가졌다.

생각해 보면, 다양한 상황에서 여러가지 방법으로 많은 사람들을 돕는 분들이 참 많다. 그림을 그리며, 꽃을 키우며, 독서를 하면서, 음악, 댄스, 이야기 등으로 말이다. 주님께서 허락하신 창조 세계에서 자신만의 다양한 재능을 발견하고 그것을 누리며, 한 발 더 나아가 다른 사람에게 까지 그것을 전하는 것은 자기의 생활을 행복하게 하고 이 세상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이다.

온도가 상승하면서 오랜 동면에서 깨어나는 만물들에게 많은 수분과 양분이 공급되기 시작하는 봄날의 생명의 순환. 꽃피우고 열매를 거둘 수 있는 아름다운 구조 안에도 물로 인한 생동감 있는 생명의 움직임으로 찾아온 싱그러움. 그런 가운데 며칠 전 푸르름 가득한 회양목, 회양목 꽃과 마주하게 되었다. 꽃인지, 잎인지 구분하기가 어려운 회양목 주위에서 회향목 꽃향기를 알아내려고 애를 써보았지만 쉽지 않았다. 그렇게 몇 분이 흘렀지만 꽃향기의 궁금함만 가득했지 꽃향기를 맡지 못한채 계속되는 실패감만 체험했다. 봄바람 때문에 누릴 수 없었던 향기는 두 손을 모은 후에야 살짝 맡을 수 있었다.

그러나 순식간에 다가오는 수수하고 소박한 향기로 쿨렁이는 마음을 다잡기가 어려웠다. 파드득 거리며 수줍게 숨어 있었던 향기가 나왔다가 곧바로 날아가는 것 같았다. 그래서 봄에는 잘 보아야 하나 보다. 짧기도 하고, 생명을 틔우는 신비감과 소생하는 반듯한 만물의 만상을 오랫동안 투명한 향기의 그림으로 날마다 머물게 할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그래도 봄의 생명력은 조심스럽게 바람을 타고 생명을 깨우고 수분과 영양분을 가지고 우리들 곁에서 힘과 위로와 생명을 공급한다. 참! 은혜 스러운 일이다. 그도 그럴 것이 봄이 안겨주는 영양분의 테라피를 경험하며 가을에 심는 튤립 알뿌리 화초를 봄날에 땅을 파고 흙을 고르며 심어놓았으니 따뜻한 봄날에 대한 애정이 그만큼 컸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튤립 알뿌리 화초 위에 뿌려진 물을 바라보며 에스더서에 나타난 에스더의 간절하고 절제되어있는 믿음은 여린 새싹들이 파릇파릇 땅위로 돋아나는 봄날의 자연 앞에서 생명의 소중함과 신비감을 선포하는 선포식을 애틋한 마음으로 바라보는 나에게 나뉘어 전해진다. 복음과 사랑의 나눔으로 펼쳐지는 구원의 은혜에 하나님의 도우심이 있고, 하나님께서는 사람들이 인생에서 여러 가지 문제를 만나고 괴로움 가운데 빠져 있을 때 인류를 돌보시고 보호해주신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인류의 죄악으로 하나님을 만날 수 없어 공허와 고독감속에서 처해있던 사람들에게 하나님께서 예수님을 보내주셔서 복음과 사랑을 듣고 나누게 하심으로 많은 문제 속에서 건져주심으로 인하여 풍요와 축복으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만나게 되었고, 하나님의 사랑을 기다리며 나눌 수 있는 확신과 소망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다. 마치 봄날에 내리는 봄비를 맞는 새싹들처럼…. / 저산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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