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 서예동호회 결성 3년만에 첫 전시회 ... "신윤철씨 지도 감사"

"글을 쓴다는 것은 마음을 다스리는 과정입니다. 마음이 안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쓴 글은 감동을 줄 수가 없어요."

충북도청 서예동호회 나기성 회장은 서예를 하는 이유가 '마음 수련을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저마다 시작한 배경은 달랐다. 누군가는 기존에 배우던 서예에 더욱 정진하고 싶어서, 또 다른 누군가는 인내력과 집중력을 위해, 어떤 회원은 위로를 받고 싶었다.

묵향에 이끌려 붓을 잡은 공무원은 모두 39명. 이들이 동호회 결성 3년 만에 아주 특별한 전시회를 마련해 화제다.

충북도청 서예동회회는 지난 18일 시작해 오는 28일까지 도청 구내식당에서 회원전을 연다. 회원들이 정성으로 쓰고 그린 작품 69점이 전시되는 자리다.

충북도청 서예동호회는 지난 2010년 신윤철 서예가가 이북5도사무소장으로 부임하며 결성됐다.

매주 2회씩 한글과 한문 강습이 진행됐고, 해마다 전시회가 열렸다. 회원들은 지도교수와 함께 회의실, 식당을 전전하며 글쓰기에 열중했다. 공간은 좁고 열악했지만 회원들의 열정만큼은 뜨거웠다.

그렇게 함께 보낸 세월이 3년. 전시회가 끝나는 이달 28일은 신윤철 소장의 임기가 종료되는 날이기도 하다. 도청을 떠나는 날에 맞춰 진행되는 전시회는 일종의 고별전인 셈이다.

갈고 닦은 실력을 선보이는 전시회가 스승에 대한 감사 표시라면, 지도교수는 회원들을 위해 일일이 호(號)를 지어주고 낙관을 만들도록 도왔다.

나기성 회장은 "지난 전시회와 다른 점은 회원들이 모두 호를 정했다는 겁니다. 전시회다운 전시회가 된 것이지요. 선생님 덕분"이라고 말했다.

작품 가운데 신 소장이 가훈으로 가장 많이 써준다는 글귀도 눈에 들어온다. '백인가중 화기자생(百忍家中 和氣自生)'. 백 번이고 참고 인내하는 가정에 화목한 기운이 스스로 생겨난다는 의미다.

회원들은 가정이라는 단어에 충북도를 대입한다. 전시회 주제를 정하지는 않았지만 '함께하는 충북'의 의미를 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활짝 핀 매화는 꽃송이 하나하나가 160만 도민을 상징하고, 난은 힘차게 뻗어나가는 충북의 기운을 의미한다. 바쁜 일상 속에서 틈틈이 써온 작품들에 대한 격려도 줄을 이었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서예는 선과 공간의 예술"이라며 "전시회를 통해 그동안 갈고 닦은 솜씨를 맘껏 뽐내고 예술적 감성도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김광수 충청북도의회 의장은 "서예를 통해 삶의 품격을 높이고 생활에 더 큰 활력소를 찾길 바란다"고 축하한 뒤 "붓끝에서 퍼지는 묵향처럼 전시회에 함께 한 모든 분들의 삶에 행복이 피어나길 바란다"고 덕담했다. / 김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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