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립도서관 추천 '여름 휴가철 읽으면 좋은 도서 5'<上 일반분야>

뜨거운 한여름, 2013년의 정상을 넘은 시점, '쉼표'가 필요하다.

모처럼 여유가 생긴 여름휴가철을 맞아 휴가지에 책 한 권 챙겨 떠나는 힐링휴가족들이 늘고 있다. 책으로 '마음의 쉼표'를 찍어보자. 청주시립도서관의 추천을 받아 여름 휴가철에 읽으면 좋은 도서를 일반성인분야와 청소년분야로 나눠 2회 소개한다.

▶충청도의 힘(저자 남덕현)

인생 별거 있간디? 인생의 희노애락을 아는 충청도 어르신들이 들려주는 질펀한 인생이야기를 담았다. 저자는 길 위에서 만난 충청도 사람들의 소박하고도 능청스러운 대화속에 담긴 희로애락을 기록하고, 재구성해 페이스북에 연재해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이 책에 나오는 어르신들은 명확한 인생의 지침 같은 것을 말하지 않는다. 해방과 6.25를 겪고, 한국 현대사를 관통해 살아온 어르신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속에는 거대한 가르침도, 어려운 철학도 없다. 그저 살아갈 날보다 살아온 날이 더 많은 이들이 인생에서 체득한 삶의 소소한 진리만 있을뿐. 하지만 인생은 그저 각자 주어진 그대로의 삶을 살아가는 것임을 질펀한 농담과 여유로 전하며, 고단한 우리의 영혼에 위로를 준다. 방앗간, 버스 정류장, 시골 장터, 오뎅 가게, 약국, 보건소, 기차역, 다방에서 펼쳐지는 어르신들의 일상을 길어올려 진한 감동을 준다.

충청도 어르신들이 전하는 소박한 이야기속 웃음과 지혜가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해줄 것이다.

▶사람풍경(저자 김형경)

'내 마음이 왜 이렇지?' 라는 생각을 한번쯤 가져봤다면 저자가 들려주는 여행지에서의 소소하고 다양한 체험과 그 안에 녹아있는 내면 성찰에 공감할 것이다.

마음의 비밀을 열어보는 이 심리에세이는 사랑과 분노, 불안, 공격성 등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감정들을 이야기하고, 기본적인 감정들을 다루는 방법을 소개한다. 또 성장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성취해나가는 동일시, 자기애, 자기 존중, 친절, 공감, 용기 등의 긍정적인 가치들에 대해 설명한다. 여행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그와 관련된 심리를 설명해 여행하듯 내용을 따라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로마의 지하 무덤 카타콤을 보면서 그 어두움과 막막함에 '무의식'의 거대함을 생각하고, 어두운 파리의 하늘 아래에서 우울의 원인에 대해 고찰한다. 문학적 상상력으로, 그리고 정신분석을 받고 파고들었던 분석력으로 들려주는 이야기는 저자가 돌아본 나라들만큼이나 다양하고 흥미롭다.

▶공부의 달인 호모쿵푸스(저자 고미숙)

"배우지 않으면 즐겁지 않고, 즐겁지 않으면 배움이 아니다!" 고전평론가 고미숙이 '공부'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인문에세이다. 저자는 '공부하거나 존재하지 않거나'라는 슬로건 아래 함께 공부하고, 생애의 전 사건을 공부거리로 삼고, 독서와 글쓰기, 암송과 구술을 통해 세대가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공부에 대해 이야기한다. 돈이나 명예와 같은 목적을 위한 수단이 된 공부 등은 진정한 공부가 아님을 일깨운다. 나아가 스스로 질문을 던지는 능력을 지니도록 인도한다. 질문의 크기만큼이 삶의 크기를 결정함을 보여준다.

저자는 말한다. 연령층을 세분화해 같은 연령대끼리만 묶어놓는 학교에서의 공부, 성적과 동일어가 된 공부, 돈이나 명예 등의 목적을 위한 수단이 된 공부 등은 진정한 공부가 아니라고. 어디의 누구와도 '앎의 코뮌, 즉 공부의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엄마, 일단 가고 봅시다(저자 태원준)

키만 큰 30세 아들과 깡마른 60세 엄마의 미친 척 300일간 세계를 누빈 여행이야기를 한 권의 책에 담았다.

엄마의 환갑잔치를 위해 모아둔 돈을 가만 들여다보던 아들은 차라리 이 돈으로 엄마와 세계여행을 하는 게 낫겠다고 결심하고, 엄마는 아들의 제안을 받아들여 독특한 여행을 시작한다. 남아시아 대륙 끝 싱가포르까지 육로로 이동한 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스리랑카 등의 섬나라와 중동의 이집트까지, 마지막으로 유럽을 지나 런던까지 300일간 장장 50개국, 100여 개가 넘는 도시를 여행했다.

엄마와 아들의 공동여행을 기록한 블로그 '둘이 합쳐 계란 세 판, 세계여행을 떠나다' 중 중국과 동남아시아, 중동의 이야기를 먼저 엮은 것이다.

흥미로운 이야기들과 여행 내내 엄마를 웃게 하는, 훈훈한 아들의 속내가 더해져 따뜻하고 유쾌한 감동을 전한다. 여행의 여운이 생생하게 담긴 사진도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간송 전형필(저자 이충렬)

한국의 얼을 지키고 문화재를 수집함으로써 일제 강점기 절망의 시대에 조선의 국보와 혼을 지킨 수문장 간송 전형필을 책으로 만난다.

이 책은 일제강점기 시대, 엄청난 유산을 물려받았으나 억만금의 재산과 젊음을 바쳐 일본으로 유출되는 우리나라의 문화재를 수집한 간송 전형필의 삶을 다룬 평전이다. 왜 간송이 문화재 수집에 모든 것을 바쳤는지, 그런 그에게 어떤 번민과 고통이 있었는지, 그를 사로잡은 한국의 미는 어떤 것이었는지를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조명한다.

간송의 삶에 매료된 저자는 자료 수집과 취재, 철저하고 세심한 고증을 바탕으로 간송의 삶과 시대를 되살려냈다. 개인적 치부가 아닌, 가치 있는 일에 재산을 사용하는 것이 부자의 진정한 소임이라고 깨달은 간송의 삶은 오늘날에도 깊은 울림을 전해줄 것이다.

이 책에 수록된 간송 전형필의 수집품들은 서울 성북동 국내 최초 사립미술관인 간송미술관에서 직접 만나볼 수 있다. 올해 '책 읽는 청주' 시민독서운동의 선정도서. / 김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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