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속으로]주먹세계 나와 자선사업가 길 걷는 한국나코나눔 회장 이종국

자신의 부를 남에게 나눠 주며 봉사한다는 것이 말로는 쉽지만 실제 실행에 옮기는 것은 어렵다. 평소 봉사에 대한 마음을 갖고 있어도 "조금만 더 여유가 생기면 봉사하겠다"는 생각으로 미루다 보면 자칫 시기를 놓치게 된다. 한 때 어두운 주먹세계에 발을 디뎠다가 정리한 뒤 사업을 시작해 성공하고 다시 자선사업가로 변신한 이종국(52) (사)한국나코나눔 회장은 시기를 놓치지 않는 사람이다.

'유지경성'(有志竟成:뜻이 있으면 반드시 성공한다)이라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이 회장은 어렵게 사업에 뛰어들어 성공한 사업가로 변신한 뒤 평소 갖고 있던 '고향에 대한 봉사'라는 뜻을 확고히 굳히고 본격적인 봉사를 시작했다.

충주가 고향인 이종국 회장은 한 때 충주지역에서 이른바 업소 등을 운영하면서 주먹세계를 주름잡던 인물로 이름을 떨쳤다.

그러나 어릴적부터 독실한 크리스찬인 그는 30대 중반에 어두운 세계를 정리한 뒤 사업에 대한 뜻을 세우고 서울로 올라간다.

외환위기로 국가적인 어려움을 겪던 시절 무작정 상경한 그는 한 때 수입이 일정치 않아 사무실 임대료조차 내지 못해 쫓겨나는 등 온갖 수모를 겪으며 밑바닥 인생을 경험했다.

이후 '휴먼그룹'이라는 회사를 설립한 그는 대체에너지 개발 제조공장과 무역회사, 유통회사, 창업투자회사 등 무려 13개 회사를 운영하며 사업기반을 다지게 된다.



대체에너지 개발로 2001년에는 서울시로부터 '신지식인'에 지정되기도 했다.

2010년 수원에 본사를 둔 미쉘원로직스㈜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미쉘원로직스㈜는 토탈패션과 화장품, 해양암반수, 다이어트 건강식품 등을 취급하는 회사다.

사업이 잘되고 돈을 벌면서 그는 고향을 떠난 지 15년만인 지난해에 다시 충주에 내려온다.

당시 기아대책에 회사 수익금의 일부를 기부해 왔던 그는 고향의 소외된 이웃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뜻을 갖게 됐다.

이 회장은 본격적인 봉사를 위해 지난해 4월 고향인 충주시 연수동 618-2번지에 사옥을 준공하고 '(사)한국나코나눔'이라는 봉사단체를 설립했다.

'나코나눔'이라는 말은 '낳고'라는 단어를 소리나는 대로 풀이한 말로 나눔의 정을 다음 세대로 이어 나눔이 나눔을 낳는 모범적인 사랑을 펼치자는 의미다.

이 단체는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을 위한 무료급식 사업과 저소득층 장애인과 아동 구호활동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사단법인을 설립하자 마자 충주시 연수동 자신의 사옥에서 어려운 노인과 장애인들을 위해 무료급식을 시작, 지금까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인근의 독거노인과 장애인 등 100명에게 매일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이 회장은 전액 사비를 털어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식사를 제공하고 일요일에는 빵을 나눠주고 있다. 유급직원의 인건비와 재료비 등 무료급식에 투입되는 비용만 매월 1천만 원이 넘는다.

한 푼이라도 경비를 줄이기 위해 무료급식 시에는 이사장인 누나와 전무이사인 형, 급식소장을 맡고 있는 아들까지 가족들이 총 출동해 직접 봉사에 나서고 있다.

회사의 형편이 좋지 않을 때는 빚을 내서까지 무료급식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나코나눔은 지난해 어버이날에는 경로 위안잔치를 마련해 어르신들 700여 명에게 카네이션 달아드리기 행사와 노래자랑을 열고 6월에는 충주시자원봉사릴레이에 참여했으며 올 들어서도 새해를 맞아 어르신들에게 선물을 증정하고 어버이날 카네이션 달아드리기 행사를 갖는 등 다양한 봉사를 펼치고 있다.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급식을 제공하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는 그는 앞으로 충주지역의 무료급식소를 다섯 군데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또 다음달 초 청주 산업단지 인근에 위치한 '파비뇽아울렛' 내에 상가 9개를 임대하고 미쉘원로직스 본사를 수원에서 청주로 옮겨 청주의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는데 기여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 곳에 한국나코나눔 청주지부를 두고 청주지역에서도 무료급식소를 운영할 계획이다.

한국나코나눔 청주지부 개소식 때는 주변지역의 노인 1천여 명을 초청해 파비뇽아울렛에서식사를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다.

그는 한국나코나눔의 사업분야를 무료급식 외에도 의료지원과 사회복지, 장학사업 등으로 점차 확대해 나간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

이 회장의 이같은 봉사는 의외가 아니다.

그는 주먹세계에 몸을 담고 있을 때도 교도소와 군부대 위문공연을 비롯해 경로잔치를 80여 회나 여는 등 지역에서 각종 봉사에 나섰다.

국제구호에도 관심을 기울여 지난 7월에는 미얀마의 한 중학교를 청주에 있는 성령과 생명교회 이완선목사님과 방문해 직접 우물을 파주고 정수기를 지원해 줬다.

어릴적부터 독실하게 몸에 밴 기독교 정신이 자연스럽게 그를 봉사자의 길로 인도한 것이다.



한국나코나눔은 앞으로 '어르신클럽'을 결성해 노인들의 고독사를 사전에 예방하고 연고 없는 독거노인들이 사망 시에는 한국나코나눔이 직접 상주로 나서 장례를 치러주는 무료 장례대행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또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들을 대상으로 한가족맺기 운동을 통해 가족 간의 정을 느끼고 서로 의지할 수 있도록 배려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급식소 내에 사랑방을 운영하고 소년소녀가장들에게 보금자리를 제공해서 학업에 전염할 수 있도록 숙식을 준비 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더 많은 봉사를 하기 위해 미쉘원로직스㈜의 사업을 확장하는데도 주력할 방침이다.

이 회장은 자신의 마당발 인맥을 활용해 충주시와 충북도내의 문화행사를 직접 기획하고 연출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오는 10월5일에는 충주 종합운동장에서 KBS개그콘서트 출연진 전원이 참여하는 자선축구경기를 열기로 하고 홍보 중이다.

그는 전자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을 미국에서 전속계약을 맺고 한국에 소개한 장본인이다.

또 인간문화재 이생강 선생과 일본에서 활동 중인 정명자 무용단 등 문화계와 연예계, 방송계에 넓은 인맥을 자랑하고 있다.

한국나코나눔의 홍보대사로는 메기병장으로 잘 알려진 개그맨 이상운씨와 가수 장계현씨가 활동하고 있다.

사업이 확장되는 만큼, 봉사의 규모도 키운다는 것이 그의 계획이다.

이종국 회장은 "처음 무료급식봉사를 시작할 때는 막막했지만 온 가족을 비롯한 자원봉사자와 예성로타리클럽 자원봉사 지원, 성령과 생명교회, 순복음 만민교회 부침개전도단들의 지원이 가장 큰 힘 됐다"며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차츰 봉사의 규모를 늘려 국제구호개발 NGO의 위상에 걸맞는 구호단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구철 / 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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