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 신문활용 교육]-논술쓰기와 신문읽기

지난 8월 중 경기대 수원캠퍼스를 빌려서 무료로 실시한 논술직무연수(한국대학교육협의회 주관)에 다녀왔다. 전국에서 온 선생님 사이에서 교감직은 혼자였다. 왜 오셨냐는 눈치에 "가르치는 자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기에"라는 말을 꾸욱 누르면서 그냥 웃었다. 우리 충북에서도 희망교사를 대상으로 가끔 자율연수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누구라도 '논술'이란 말을 들으면 글쓰기 낱말이 떠오르고 이어서 어렵다는 느낌이 무겁게 가라앉는다. 가르치건 배우건 부담이 많다는 것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2학기초인 요즘은 대입수시원서 기간이다. 자기소개서작성, 구술·면접준비,논술연습, 수능실력키우기 등으로 고3학생·학부모·선생님들 마음이 심란하다. 사실 이런 것들은 지금 관심 갖는다해서 능력이 크게 확장되지 않는다. 늦어도 고1,2학년 이르면 초중학생부터 뚜벅뚜벅 준비를 해야한다. 특히 논술쓰기는 학교차원에서 계획을 세워 차근차근 추진해야 하지만, 학부모도 관심을 갖고 때때로 살펴 주셔야한다. 즉 학교에서는 논술관련(학습동아리)를 소규모로 여러 개 구성을 하고, 가정에서는(홈스쿨) 입장에서 도서 및 신문 읽기를 습관화시켜야한다. 읽고 쓰는 능력은 대입논술대비에만 충분한 것이 아니라 평생을 살아가는 동안 필요한 것이다. 논술학습동아리는(여러 분야의 동아리 포함) 5명 이상이 모여 스스로 지도교사를 부탁드린다. 이렇게 하다보면 어떤 선생님은 2~3개를 맡을 수도 있다. 창체활동과 별도로 운영하는 학습동아리는 지도교사와 학생들이 일정한 시간을 두지 않고 무시간제로 적절하게 운영을 한다(활동계획, 생활지도, 학생부기재, 대학방문, 직업탐방, 자체발표회 등).

대체로 논술쓰기는 ①대입기출문제나 예시문제, 신문칼럼 등에서 인문사회계열·자연계열별로 1주일에 하나씩 자료를 택해, ②요약과 논지파악을 하면서 개요쓰기를 한 후 서로 돌려가며 읽는다. ③그리고 일 주일 동안 주어진 글자 수만큼 쓰기 과제를 한 후, ④(예시 또는 모범)답안과 어떤 부분에서 다른지 각자 살펴본다. ⑤논술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문단독해력과 질문파악력이다. 물론 논술쓰기에는 정답이 없다. 하지만 글쓰기 논리는 확실하고 일관성이 있어야한다. 일반적인 글쓰기 능력이 있으면 문맥을 다듬는데 도움이 된다. 어릴 때부터 글읽기와 글쓰기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



우리학교에서는 2학기부터 2학년 20여명을 대상으로 '논면적' 학습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다(논술·면접·적성 키우기). 논술에서는 ①매주 한 차례 모여서, ②전 주에 내준 과제를 각자 발표한 후 예시(모범)답안과 비교를 한다. 사실 비교하지 않고 다음 주까지 다시 쓰게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다. ③논술에 관한 간단한 기법강의와 도움자료를 살펴보고 이어서 ④일 주일동안 해야할 논술과제의 개요를 쓴다. 그리고 면접에서는 4인1조로 면접관2, 면접대상1, 면접태도관찰1 등으로 역할분담을 한다. 면접자료로는 자기소개서 내용, 진학할 학과와 관련 있는 개념 등으로 한다. 또한 적성키우기는 일반적인 기본소양 및 교과심화내용을 작은 노트에 비교필기법으로 꾸준히 모아간다. 비교필기법이란 연역적vs귀납적 탐구방법 등처럼 비교(대조)되는 사항을 메모하는 것인데 개념들도 이해하고 비교도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대학에서 논술을 출제했거나 고교에서 다녀간 논술수업을 한 선생님들이 한 결같이 충고하는 것이 있다. 바로 교과서중심 공부이다. 사회(윤리)과를 예로들면 교과서에는 중요한 개념들이 등장하고 글구성 또한 논리적이다. 따라서 교과서 소단원을 요약하거나, 교사용지도서에 나오는 읽기자료를 논술제시문으로 활용하면 논술대비에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그럼 논술쓰기와 신문읽기를 생각해보자. ①신문사설은 문단이 확실하게 구분이 되고 결론 또한 명쾌하다. 문장 또한 군더더기가 없고 결기(決起)가 굳다. 하지만 삼단논법이 너무 쉽게 드러나고 정치적(또는 신문사의) 논조가 일방적이기에 비판적 읽기능력이 부족한 중·고생에게 권하기는 주춤스럽다. ②신문에는 사내·사외 칼럼이 많이 실린다. 물론 정치적이거나 신문사별 내적인 색채는 있지만, 현재 우리 사회를 이해하는 배경지식이나 시사상식 측면에서 도움될 개념이 많다. 여러 사례 및 논리 구성의 다양함을 엿볼 수 있기에 글쓰기학습에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칼럼 속에 전문용어가 너무 많거나 말을 길게 늘어놓기에 짜증날 때가 있다. 몇 번을 읽어도 이해가 안되는 부분도 있다. 필자가 고쳐쓰기를 안했거나, 누구에게 미리 보여주는 여과의 과정을 거치지 않아서일 것이다. 어쨌든 '안 좋은 글'도 글 공부하는데는 반면교사가 된다. 또 신문에는 독자투고가 많이 실린다. 대개 독자투고는 자기 입장에서 주장하는 것이기에 반론쓰기 활동자료로 활용하면 좋다.

말머리를 돌려, 언젠가 현명한 왕이 있었다. 그는 현자들을 모아놓고 말을했다. "나는 후손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지혜'를 남겨주고 싶으니 지구상의 모든 책을 정리하여 간단하게 책으로 만들어 주시오." 현자들은 오랫동안 고민한 끝에 열두 권짜리 책으로 만들었으나 왕은 양을 줄이라고 계속 명령을 내렸다. 마침내 현자들은 한 문장으로 줄였다. 무엇일까? '공짜는 없다'였다. 그렇다. 세상의 모든 결과는 선이건 악이건 행복하거나 불행하건 어떻게 했는가의 결과인 것이다. 공부도 논술도 그렇다.

어쨌거나 논술에 관한 자료와 책은 참 많다. 중요한 것은 선생님, 학부모, 학생들이 얼마큼 꾸준히 실속 있게 하느냐이다. 첫 번부터 멋진, 논술쓰기와 신문읽기를 할 수는 없다. 일 주일에 아니 한 달에 한 번이라도 계획을 세워 꾸준히 해야한다. 천리 길도 한 걸음 한 걸음이 보태어져서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세상에 공짜가 없다.

▶참고1.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홈페이지⇒ 대학입학정보,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참고2. 강호영의 논술교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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