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진단]김강중 지방부 부국장

갑오년이 밝았다. 올해는 60년 만에 든 '청마(靑馬)의 해'여서인지 새해 소망이 새롭다.

오는 유월이 기다려진다. 이유는 국민들을 춤추게 할 브라질 월드컵이고 또 하나는 민심을 가늠하는 6·4지방선거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의욕적으로 출범한 박근혜 정부는 '정치는 없고 대화가 단절된 '불통의 해'가 아니었나 싶다.

정치권의 초반 기싸움으로 사회의 분위기는 내내 어수선했다. 지난해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과 검찰총장 낙마로 촉발된 여야의 정쟁은 '흔들기'와 '탓하기'로 허송하면서 국민들은 실망했고 통치기반은 흔들렸다는 느낌이다. 또 남북정상회담회의록 폐기 유출 공방에서 정치는 실종됐고 '7080'에 유행했던 대학가 대자보는 열풍으로 번졌다. '안녕들 하십니까'는 고교생, 직장인, 주부에 이르기까지 회자됐다.

교수들도 '순리를 거슬러 행동한다'는 뜻의 '도행역시(道行逆施)'를 사자성어로 정하고 이런 현상을 꼬집었다. 새정부 출범 후 국민의 기대와는 달리 퇴행적인 정책과 인사로 민심을 거슬리게 한 것을 우려하고 빗댄 것으로 여겨진다.

정치권도 격절스런 변화와 서민의 삶을 헤아리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들의 불감은 여전해서 '선량(選良)'이기보다는 '불량'이란 생각이다. 이런 탓에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외면과 불신은 이제는 혐오와 냉소로 흐르고 있다. '쌈박질'의 정치권은 시쳇말로 '토' 나오기 충분했고 이번 6·4 지방선거에서 가혹한 심판밖에 없다며 벼르는 태세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6일 아침 언론에서는 눈길을 끄는 의미있는 뉴스를 보도했다.

그 중 하나는 1천조 원을 넘어선 가계부채 속에 자영업자 빚이 8% 증가한 반면 소득은 10%가 감소했다는 참담한 얘기였다. 게다가 국내 건설사들의 PF 자금이 37조 원에 달해 유동성 위기로 도산위기를 맞고 있다는 소식도 함께 나왔다. 요즘 기업과 국민들이 무너지는 가운데 정부에 대한 신뢰도에서 고작 26%만이 믿는다고 답해 OECD 국가 중 최하위라는 뉴스도 보도됐다.

세계 경제력 10위권을 내세우나 무능하고 부패한 정부라는 얘기이며 국민들 등골은 휘고 10명 중 4명은 '가난하다'는 조사는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이처럼 서민들은 팍팍한 살림살이에 휘청이고 있지만 공무원 봉급은 1.7%, 장·차관은 1억1천만 원대로 인상하고 3급 이상은 인상분을 반납한다는 생색은 '참 어이 없다' 였다.

돌아보건대 여야는 대선기간 중 현란한 공약으로 국민들을 잘도 호도했다는 생각이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 후보는 첫 유세지 대전역 광장에서 '국민 대통합'을 외치며 16개 시·도에서 가져 온 물과 흙을 섞는 합수(合水), 합토(合土)식과 첫 대통령 연두기자회견은 '초심'을 떠올리게 했다.

어쨌든 대선 결과 여야, 지역, 세대, 계층 간 갈등은 심화쨌고 경제 민주화, 국민통합, 정치쇄신은 '모르쇠'로 변질되면서 '그들만의 공약'이였기에 더 그랬다.

조금 사정이 다르지만 대전시 행정은 어떠한가. 그동안 대전시는 한마디로 '되는 것도 안되는 것도' 없었던 민선 5기가 아닌가 싶다.

예컨대 변형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엑스포과학공원 재창조의 차질, 원도심 활성화의 미진, 대전도시철도 2호선 건설방식의 혼선, 서남부권종합스포츠타운의 무산, 유니온스퀘어의 표류, 꿈돌이랜드 118억 인수의혹, 유성복합터미널 좌초위기 등 시원스런게 하나도 없어서 하는 말이다.

대전시 행정의 무능과 안일함을 한 눈에 보는 듯하다.

그래서일까. 현역의 프리미엄을 두고도 시장 출마 포기에 대해 시민들은 아리송한 반응들이다.

또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전투구가 예상된다. 이제 여야는 표를 원한다면 민심에 따른 '정행순시(正行順施)'의 '선정(善政)'을 펼치길 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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