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진단] 한기현 지방부 부국장

안철수 의원이 3월 신당 창당을 공식 선언하면서 오는 6월 4일 실시되는 충청권 지방선거 판도에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안 의원은 지난 21일 오전 제주시 벤처마루에서 '새정치추진위원회 신당 창당 시민 설명회'를 끝낸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평화의 땅 제주에서 또다른 시작을 알리게 된 것을 뜻 깊게 생각한다"며 오는 2월 중 창단준비위원회를 발족하고 늦어도 3월까지 신당을 창당해 지방선거에 참여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특히 서울시장 등 17개 광역단체장 선거에 모두 후보를 내겠다고 밝혀 지방선거 구도가 새누리당, 민주당, 신당 등 3파전으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충청남·북도와 대전지역은 말로만 나돌았던 신당 창당 일정이 구체화되면서 그동안 물밑에서 정치 판도를 저울질하던 지방선거 후보들의 출사표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정상혁 보은군수와 김영만 옥천군수, 박종성 충북도의원, 안효익 옥천군의원 외에 더이상 탈당은 없을 것이라는 민주당 충북도당의 발표와 달리 안 의원의 신당 창당 선언을 계기로 충청권 현직 민주당 소속 자치단체장과 도의원, 군의원의 탈당 바람려 재현될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내다보고 있다.

이는 현재 민주당에 대한 충청권 유권자의 밑바닥 지지율에서 의리를 내세워 민주당 간판을 고집하고 지방선거에 나설 경우 승리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제1 야당인 민주당은 최근 충청권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본보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은 물론 안철수 신당에도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부매일이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창간 24주년을 기념해 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 실시한 충청권과 대전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은 새누리당보다 무려 4배나 낮았다.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 지지율은 충북 59.9%,충남 57.1%, 대전 56.4% 등 충청권에서 모두 과반을 넘었다. 충북 보은·옥천·영동지역 응답자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어머니인 고 육영수 여사에 대한 향수의 영향으로 새누리당에 74.6%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새누리당은 충북 충주(61.2%)와 제천·단양(68.4%), 대전 동구(61.0%)와 중구(62.9%), 충남 당진·태안·서산(65.2%), 예산·홍성·청양·보령·서천(65.1%)에서도 60%가 넘는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들 지역은 모두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당선된 선거구다. 충주는 새누리당 윤진식 국회의원, 제천·단양은 송광호 국회의원, 대전 중구는 강창희 국회의장, 충남 두 지역은 성완종·홍문표·김태흠 의원의 지역구다.

하지만 민주당은 충·남북과 대전에서 참패했다. 충북 13.8%, 충남 13.6%, 대전 14.5%에 불과해 안철수 신당에도 뒤지는 수모를 겪었다. 안철수 신당은 충남에서 19.9%, 대전과 충북에서 각각 16.1%로 민주당을 따돌렸다.

안철수 신당은 특히 20대에서 과반을 넘는 폭발적인 지지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충남에서는 20대 응답자의 58.8%, 충북에서는 66.0% 등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민주당 텃밭으로 불리는 대전에서도 20대 19.3%, 30대 16.1%, 40대 18.7%, 50대 15.5% 등 60대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15∼19%대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충북에서는 50대에서 10.2%의 지지를 보냈을 뿐 30·40대와 60세 이상에서 한 자릿수의 저조한 지지율을 보였다.

안철수 신당이 오는 3월 창당에서 정치권에 새바람을 일으킬지, 아니면 구 정치를 이어갈 지 여부는 어떤 인사를 영입하느냐에 달려있다.

국민들이 신당에 적지않은 지지를 보낸 것은 유권자와의 약속을 헌신짝 취급하는 기존 정치권에 실망했기 때문이다. 신당이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려면 유권자와의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어기거나 철새처럼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정치인을 철저하게 배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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