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민련을 탈당하고 한나라당에 입당한 이원종 지사는 「도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당적을 바꾼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고도 괴로운 일』이라며 『명분만 강조하다 힘없고 무능한 도지사가 되기 보다는 일부 질책을 받더라도 충북인에게 이익을 가져다 주는 충직한 일꾼이 되고자 한다』고 나름대로 고뇌에 찬 결단이었음을 밝혔다.
 그는 특히 『그동안 호남고속철 분기점에서부터 조흥은행 본점이전 문제에 이르기까지 지역현안 문제들에 힘을 실어 주지 못했던 자민련으로부터 도민들의 마음은 떠났고 DJP 공조를 파기한 이후 우리도의 정치적 입지는 더욱 어려워졌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 지사의 이같은 변명은 왠지 궁색하게만 느껴진다.
 그는 또 탈당 기자회견에서 『정당이 배라면 민의는 물이다. 민의가 빠지면 배는 뜰 수 없다.자민련은 변화의 요청에 수용하지 않았고 조직도 와해됐다. 자민련을 소중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기다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지사는 나름대로 자민련의 수혜자였음을 먼저 밝히고 싶다.
 그는 97년 여당인 신한국당에 입당, 지난 제15대 대선직전 당명이 한나라당으로 바뀐뒤 당시 이회창 대선후보 충북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 선거필승을 위해 뛰었다.
 이후 대선에서 패하자 곧바로 탈당, 공동여당인 자민련으로 당적을 바꿔 당시 「철새」라는 지적을 받았다.
 DJP공동정권 창출에 기여한 JP는 충청권에서 광역단체장 공천권을 행사 했는데 당시 「자민련공천=당선」이라는 등식이 성립할 정도로 지역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때문에 이 지사는 비난을 감수하고 자민련행을 택했고 선거에 당선된 뒤 지난해 DJP공동정권이 결별하기 전까지 썩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150만 도민을 대표하는 도정의 최고 책임자인 지방장관으로서 공동정권의 적잖은 수혜를 입은 점을 부인해서는 안된다.
 그런 그가 이제는 자민련의 지지도가 낮다고 오는 지방선거 재출마를 위해 한나라당을 다시 택했다.
 특정정당을 두둔해서가 아니라 과연 최소한의 정치도의와 신의는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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