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삶 … 행복하세요?-[2창수 10번째 개인전 '세뇌되다']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라는 질문을 많이 하잖아요. 그런데 그 행복이 혼자 진정으로 느끼는 것이 아닌 많은 사람이 공통으로 누려야 한다는 강요가 있는 행복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통제 되어지는 행복. 이번 전시는 태어나면서부터 강제적으로 세뇌되고 있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아티스트 2창수의 10번째 개인전 '세뇌되다 Brainwash'가 오는 13일부터 25일까지 대전 롯데백화점 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파리'를 매개로 화려하게 치장된 자본 구조 속에서 나약한 자본 약자는 먹잇감이 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고발하고 있다. 국가라는 단일 생명체를 위한 부속품이 되어버린 자아에 대한 표출과 하나하나 아름다운 개체의 모습을 잊은 채 전체주의적인 상징물이 되어버린 모습을 통해 '나란 존재가 무슨 의미일까'라는 물음을 던지고 있다.

그의 작품 곳곳에 등장하는 '파리'는 실제 집단으로 모이지만 개체생활을 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먹을 것이 있으면 몰려들었다 다시 흩어지는 파리를 통해 현대사회에서 소위 뜨는 자본의 움직임에 관심을 가졌다가 그 자본이 쇠퇴할 때 흩어지는 사람들의 행태를 표현했다.

그는 파리의 모습을 통해 우리 사회의 거대한 지배 매커니즘이 우리 각자에게 이 세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착각을 느끼게 하는 건 아닌지 묻고 있다.

이같은 논리는 통치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그 통치를 움직이게 하는 것은 자본과 관계가 깊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로 인해 자본은 '보통사람들은 보통 생각과 보통의 삶을 사는 것이 가장 행복한 것'이라고 반복적으로 세뇌를 시키고 있다는 것. 결국 지배층과 피지배층이 서로를 견제하며 도덕이라는 족쇄를 서로에게 채워주고 "우린 서로 행복해요"를 외치게 만든다는 것이다.

"혹자는 제게 말하겠죠. 예술은 아름다워야 하는데 굳이 이런 사회모순을 파헤쳐야 하느냐구요. 그리고 사람들이 혐오하는 파리를 매개체로 쓰냐구요. 그렇지만 저는 예술이 부잣집 벽면에 걸리는 장식품에서 벗어나 현대 사회를 읽어주는 것도 예술의 역할이자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21세기, 충북, 청주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예술가가 되고 싶습니다."

그는 종교, 교육, 언론을 통해 세뇌 되어진 우리들의 행복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각자가 진정한 행복을 찾아나가기를 바라고 있다. "모든 것을 의심하라! 그러면 본성을 찾아갈 수 있고, 그 본성을 탐구하다 보면 진정한 행복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자 바람이다.

이런 고민으로 그는 그림을 그리는 일과 함께 '시방아트'라는 잡지를 2012년 3월부터 3년째 발행하고 있다. 특별한 몇몇을 빼고는, 예술인은 가난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인데 예술인이 비도덕적이기까지 하면 안된다는 생각에 '정직'을 모토로 예술계 스스로의 잘못을 비판하고 스스로 정화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한 '고행의 길'이다.

그것은 또, 갈수록 예술가에 대한 존경이 없어지고, 공장에서 찍어내는 번쩍거리는 공산품에 열광하는 세상에서 예술을 다시 살리고 인류의 미술유산을 만드는데 작은 힘이지만 보탬이 되고 싶어 죽기살기로 이어가고 있는 '희망의 길'이기도 하다.

'초식 동물들처럼 우르르 떼를 지어 다니는 것이 나름 생존의 원리라면 그 생존을 거부하고 무리에서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이렇게 무리에서 이탈 되었을 때 비로소 자신을 올바르게 볼 것이다. 진정한 행복은 내가 무엇인지 극복하는 것에 있다. 극복은 무엇을 할 것인가를 제시해 주기 때문이다.'

그의 작가노트 한 귀절이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고, 그 일이 사회에 좋은 일이 되면 더 의미가 있겠다는 그의 평소 작가론을 대변해 주고 있다. 이번 전시 또한 그가 걸어가고자 하는 작가의 길, 그 연장선상에 있는 또 하나의 점이다. / 송창희

333chang@jbnews.com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