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최현구 내포(예산·홍성)취재본부

제10대 충남도의회 전반기 원구성이 마무리됐지만 결과에 대한 후폭풍은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이 의장과 부의장 2석, 상임위원장 6석 등 모든 자리를 독차지하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연)의 공분을 샀기 때문이다.

점입가경으로 새누리당과 새정연은 자기당의 입장과 상대당 헐뜯기에 언론까지 동원하는 행태다.

양당의 몇몇 의원들은 친분이 있는 기자들을 찾아가 원구성의 당위성과 하소연을 털어놓는가 하면 원구성 사태에 대해 오히려 언론에게 충실한 역할을 강요하기도 한다.

대화와 타협을 강조하고 민선6기의 견제와 감시, 협조자 역할을 하겠다던 제10대 충남도의회는 이처럼 시작하기 전부터 도민의 심정은 아랑곳하지않고 자리싸움에만 연연하고 지켜보는 도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지난 1일 제1차 본회의에서 새정연 소속 도의원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그동안 한 번도 원구성에 대하여 사전에 협의없이, 원구성을 하는 첫 날 본회의 10분전에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것은 다수당의 독선과 힁포"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에서는 오히려 새정연의 무사안일함이 사태를 키웠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에서는 "내부적으로 상임위원장을 내정하지 않은 상태인데도 내정했다고 생떼를 쓰는 것도 모자라 횡포와 독선이라는 표현으로 도민들에게 적반하장식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반문했다.

도민의 입장에서 보면 새누리당이나 새정연 모두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다수당인 새누리당의 싹쓸이 원구성에도 매끄럽지 못한 부분을 지적했고, 새정연의 뒤늦은 대처방법과 당을 이끌 리더십을 갖춘 인물부재 역시 이번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6·4지방선거 이후 새누리당에서는 5선, 4선, 3선 의원들이 차고 넘치는 반면, 새정연은 재선과 초선으로 이루어져 새누리당의 독식에 대처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벌써부터 지배적이었다.

지난 제9대 의회 구성에서는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민주당의 3당 구도에서 그나마 원만하고 사이좋게 배분했던 자리들이, 제10대 들어서며 새누리당과 새정연 양당 구도로 확연히 갈라진 것도 이유 중의 하나일 것이다.

40명의 의원중 30명이 차지하며 절대다수당으로 군림한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당연한 결과로 비추어 질테지만 10명의 새정연 의원들에게는 소외감마저 느껴지는 건 어쩔수 없는 현실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민선6기의 화려한 출발을 기대했던 안희정 지사 역시 도정의 험난한 길은 불보듯 뻔하다. 일부에서는 새정연 의원들의 뒤늦은 선택이 안 지사에게 마이너스, 혹은 치명적인 결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충남도의 입장에서는 전반기 상임위원장 등 한자리도 차지하지 못한 새정연 의원들이 2년 내내 새누리당의 칼끝으로 부터 어느 정도까지 방패막이가 되어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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