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칼럼] 오상영 영동대 경영학과 교수

영화 대부(大父)에서 알려진 알 카포네는 1930년대 마피아의 수령이었다. 이탈리아의 시칠리아 섬을 근거로 하는 강력한 범죄 조직인 마피아는 자국에서 정치적 폭력을 행사할 뿐만 아니라 20세기 들어 미국등 대도시에서 마약과 도박, 금융 따위에 관련된 거대한 범죄 조직체로 성장한 국제사회의 악이었다. 이러한 마피아가 우리 사회의 공조직에 비유되고 있다. 관료와 마피아를 합성한 관피아로 시작하여 해피아-해양수산부, 교피아-교육부 등 정부기관의 관료가 부도덕한 행위로 인해 마피아가 되가는 것처럼 표현하고 있다. 참으로 국가의 미래가 없는 참담한 합성어이다. 온갖 매스컴과 SNS에서 쉴 새 없이 던져지고 있지만 한국 관료사회의 마피아 현상에 대한 대응책은 무엇이고, 그러한 적폐들을 도려낸다는 대통령의 의지는 실천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이러한 현상이 한국 정치경제학의 방향성 실패로 판단한다면 이는 관료나 정치인들이 국가 또는 국민보다는 자신들의 안위를 우선 시하는 정치 인식에서 기인한 것이다. 세월호 참사 3개월이 지났지만 참사를 제대로 조사하기 위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이 늦어지고 있고, 지방선거 끝난 지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지방의원들은 제 것 챙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리고 한 쪽에서는 국회의원 보궐 선거를 위해 국민에게 또 굽실거린다. 국민들은 혼란하고, 무엇인 문제이고 어디서부터 문제인지 의구심을 갖지만 무엇부터 바로잡아야 할지 엄두를 내지 못한다. 회남의 귤을 회북으로 옮겨 심으면 탱자가 된다는 귤화위지라는 말이 있다. 이토록 혼란한 사회 속에서는 인간성 회복은 요원한 것이고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지녔던 선한 본성마저 잃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은 사회 현상은 어디서 기인하는 것일까. 우리는 어려서부터 '국영수' 중심으로 교육을 받았다고 하지만 실제로 가정 또는 학교 교육에서 틈틈이 학습한 동양 사상은 '국영수' 교육의 양 못지않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국민에게서는 인간의 덕목에 대한 근본적인 사고(思考)가 가능하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가 기본을 지키지 못하고 공직자가 마피아가 되어가는 현상에 대해서는 설명할 수가 없다. 물론 우리는 우리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현실에서 자신의 경제행위와 자신의 도덕 감정 또는 도덕 판단이 갈등을 일으키거나 모순적 상황을 초래하는 경우에 종종 직면한다. 성인으로 불리는 석가모니, 예수, 소크라테스, 공자 등 많은 이들이 고통을 안고 세상을 살았거나 떠나야 한 것과 같이 우리도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 경제 원리와 도덕 원리는 끊임없이 충돌하는 것을 경험 할 수밖에 없다. 특히 국가 간, 기업 간, 개인 간 경쟁이 치열한 사회에서는 인본주의보다는 자본주의의 경제원칙이 훨씬 강하여 경제학과 윤리학의 갈등이 심해지는 현상이 보이곤 한다. 예컨대 큰 차를 타는 사람이 대우 받거나 돈을 많이 쓰는 사람이 조직에서 대우 받는 현상이 바로 그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개인 차원에서 도덕과 이익의 조화 문제, 사회 차원에서 도덕적 질서와 경제적 효율성의 조화 문제 등에 대해 국가가 백년대계를 바라보고 교육구국의 심정으로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

 맹자는 인간이 선(善)한 존재의 단서로 4단이라 불리는 인의예지(仁義禮智)를 꼽았다. 그는 인간이 4단을 갖고 태어난다는 성선설을 주장하지만 인간이 4단의 선한 본성을 회복하면 누구나 성인(聖人)이 된다고 하여 태생적 인간상을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반증하기도 했다. 이토록 인간을 완성하는 덕목을 유지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평생 학습이 가능한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할 것이다. 혹, 공공의 이익에 무관심한 계층이 사회적으로 정치적으로 권력과 세력을 갖게 된다고 해도 그 사회를 버틸 수 있는 것은 국가를 구성하는 각 계층이 인의예지 또는 플라톤의 4주덕인 지혜, 용기, 절제, 정의를 완성하고 있다면 인간성이 매몰되는 사회는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어지럽히는 세력이 있다고 해도 사회를 버텨갈 수 있는 강력한 기반은 인간을 완성하는 덕목을 갖출 수 있는 교육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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