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위장 아내 살해범 5개월 만에 검거한 영동署

인구 5만여 명이 살고 있는 영동군이 지난 6월 9일 발칵 뒤집혔다. 영동경찰서(서장 오원심)는 지난 1월 4일 영동군 영동읍 골목길 노상에서 자동차에 치여 숨진 채 발견된 A씨의 살해 용의자로 남편 B(63)씨를 지목했다. A씨가 단순한 교통사고로 인해 숨졌다고 알고 있던 지역 주민들에게는 이 같은 사실이 충격이었다.

주민 최(45)씨는 "조용한 동네라 이웃들을 거의 다 안다. 사람이 죽어나가는 것은 입을 많이 타기 때문에 잘 알고 있었다"면서 "남편이 술을 마신후 교통사고 아내를 죽였다고 지역에서도 말이 많았다"고 말했다.

5개월여 만에 수사 결과가 뒤집힌 것은 1월 말 오원심 서장이 부임하면서다. 충북지방경찰청 교통안전계에 근무를 하다 부임한 오 서장은 A씨의 시신에서 발견된 흔적이 단순 교통사고가 아닐 것이라고 추측하며 수사를 시작했다.



영동경찰서는 최고 경험을 가진 형사들로 팀을 꾸렸고 처음부터 다시 사고원인을 조사했다. B씨는 단순 사고를 주장했지만 수사팀은 A씨 신체 손상부위, 혈흔의 비산 흔적 및 차량 하부의 역과 흔적, 급가속으로 인한 타이어 흔적에 의문을 가졌다. 수사팀은 치밀하게 현장 증거자료를 확보하고 A씨 부부 주변 인물을 중심으로 끈질긴 탐문수사를 진행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사체부검, 차량감식, 혈흔형태분석 등 3개 분야에 감정분석을 의뢰하고 담당 연구원을 초대해 담당 검사, 형사, 과학수사반원 등이 참석해 고의성 여부를 심층 분석했다.

경찰은 A씨 부부가 술을 이유로 부부싸움을 자주해 왔으며 사건 직전에도 심한 부부싸움이 있었음을 밝혀냈다. 또한 국과수 감정결과 90%이상 고의성이 짙다는 결과도 확보했다. 수사팀은 확보된 증거로 B씨를 불러 추궁해 자백을 받아냈다.

경찰조사 결과 음주운전 등 도로교통법 전과 9범인 피의자 B씨는 사고 당일 부부싸움을 한 후 술을 마시고 무면허 상태에서 운전을 시도했다. 숨진 A씨는 남편을 말렸고 이에 화가 난 B씨가 고의로 차량의 전·후진을 반복하며 살해한 것이다.

오원심 서장은 "이번 사건은 농촌부락의 정서상 목격자가 있더라도 이웃 간의 진술을 얻기가 매우 어렵고, 목격자 등 직접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가족들의 비협조 등 사건 정황상 단순한 교통사고로 묻혀 질 뻔 했다"며 "가족 간의 살인사건을 끈질긴 수사 끝에 사건의 전말을 파헤쳐 충북경찰의 수사능력을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 신국진

"5개월간 끈질긴 조사·분석 성과"

오원심 영동경찰서장, 안전한 영동건설 치안활동 강화


"지역 실정에 맞는 치안 활동과 사고 처리로 안전한 영동 건설에 이바지 하겠습니다."

지난 1월 21일 부임한 오원심 영동경찰서장은 충북지방경찰청 교통안전계장으로 근무하며 눈여겨 본 사건을 철저하게 조사해 규명해낸 장본인이다.

"단순 교통사고로 보기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조사팀을 중심으로 5개월간 조사하고 분석을 하다보니 찾아낸 것입니다."

3급서는 1~2급서에 비해 수사를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수사 인력이 부족한 것은 물론 장비도 턱없이 부족하다. 더구나 형사들의 부족한 경험도 수사에 적잖은 어려움이다.

"3급서는 1~2급서에 비해 경력이 많은 형사가 부족합니다. 이번 수사도 광역수사대 경험이 있는 신동선 사고조사계장에게 직접 지시를 내렸고 정확하고 치밀한 수사로 원인을 밝혀냈습니다. 이런 수사 진행은 다른 형사계 직원들에게도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오 서장은 어르신의 비율이 많은 영동군의 실정에 맞는 치안활동으로 안전한 영동군 건설에도 노력하고 있다.

"전체인구 중 60대 이상 어르신 비율이 21%입니다. 이렇다보니 보이스피싱, 어르신 교통사고, 실종·미귀가 사고가 많아 순찰을 자주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주민들과 대화하며 친근한 경찰이 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하겠습니다." / 신국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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